무협 장르는 항상 '올드함'이란 꼬리표가 붙는다. 그렇기에 무협 장르의 부활을 위해서는 기존의 선입견과 프레임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천애명월도 개발총괄 케이터 양은 "무협이 내포한 것은 올드하지 않다. 과거 표현방식으로 인해 선입견이 생겼다. 강호의 신선함, 생명력이 유저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천애명월도가 트렌드한 무협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텐센트는 천애명월도의 한국서비스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천애명월도 국풍가년화' 음악회를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천애명월도의 프레임을 깨기 위한 노력과 국내 서비스 방향을 들어볼 수 있었다.
현장에는 넥슨 김용대 본부장, 천애명월도 개발총괄 케이터 양, 글로벌 프로젝트 책임자 브루스 팡, 아트디렉터 소파 취, 작곡가이자 가수인 진치일, 코스플레이어 음지가 참석했다.
Q: 테스트에서 느낀 한국과 중국 유저의 차이는?
케이터 양: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모두가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게임을 즐겨주셨다. 한국에서 얼마 전에 론칭쇼를 진행했다. 유저들의 호흡과 몰입도가 놀라웠다. 한국 유저들의 관심에 감사하다.
Q: 한국 유저의 니즈를 무엇으로 파악했는지?
김용대: 한국과 중국은 문화나 게임 환경에 차이가 있다. 한국 전통 의상을 출시하는 등 중국 버전과 다르게 개발한 부분이 있다. 그동안 한국 MMORPG가 그래픽, 캐릭터의 표현, 모션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 압도적인 능력을 보유해왔다.
천애명월도는 정통 무협을 표방하기에 동작이 과장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한국 판타지 MMORPG와 비교햐 타격감이 약하다는 의견이 있다. 체형 커스터마이징 역시 피드백이 있었다. 다만 천애명월도의 특성상, 소재적인 측면에서 변경이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최신 버전을 보면 이러한 부분이 많이 보완됐다.
Q: 한국에서 무협 장르가 올드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김용대: 지난 테스트 지표를 보면, 천애명월도에 대한 반응이나 수치가 20대에 비해 30대 후반 유저가 전반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콘텐츠는 본인이 선호하는 장르가 있기 마련이다. 무협이 국내에서 올드한 느낌이 있지만 이를 인위적으로 극복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무협을 여전히 좋아하거나 몰입하고 계신 분들에게 느낌 그대로를 전달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시네마틱도 스토리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2분 정도 제작해서 방영했으며, 고룡 작가의 원작 소설은 예스24에서 무료 배포를 준비하고 있다. 원작이 주는 게임의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케이터 양: 무협이 올드한 것은 아니다. 과거 표현방식이 올드해서 선입견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천애명월도의 연령대는 굉장히 낮은 편이다. 2년간의 중국 서비스를 보면 18~25세 유저가 가장 많다. 강호의 신선함, 생명력이 유저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생각한다.
Q: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만큼 추후 다른 플랫폼으로 개발할 생각이 있는지?
김용대: 천애명월도의 중국 인기는 상당히 높다. 플랫폼의 확장은 개발팀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대단한 수작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케이터 양: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PC 서비스에 집중하고자 한다. 한국 론칭을 잘하고 싶다. 오래 동안 서비스를 하는 것이 목표다. 이전에 언급된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아직 제작중이며 다른 플랫폼은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것 같다.
Q: 아시아권에서 무협이란 공통 문화가 없는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 있는지?
브루스 팡: 천애명월도는 개성이 강한 게임이다. 국풍이라 불리는 장르지만 글로벌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 라이브서버 유저를 보면 미국이나 러시아, 동남아 유저들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현재는 한국 론칭에 집중해서 좋은 기초를 만들고 싶다.
Q: 시네마틱 영상이 화제가 됐다. 아트팀은 어떤 반응이었나?
소파 취: 시네마틱 영상의 수준이 높고 캐릭터, 배경 표현이 뛰어나다. 대다수의 반응이 좋았다. 다만 국풍이란 장르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케이터 양: 개발팀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네마틱이 공개 후 중국에서 해당 영상 자막을 제작해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Q: 국내 서비스를 위한 변경점이 많다. BGM도 변경이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작업했는지?
김용대: 현지화 작업을 하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천애명월도 게임 내에서 길드가 '방파'라는 이름으로 표현된다. 이를 원작과 무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그대로 둘지, 길드로 바꿀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편의성, 접근성 보다는 원작의 스토리, 무협의 느낌을 살리기로 접근했다.
OST나 음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국풍에서 출발했지만, 오케스트라 하모니 같은 글로벌적 시도를 하고 있다. 저희가 판단하기에 BGM을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BGM을 만들기도 했지만 사운드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작업이 어려워 미뤄뒀다. 결과적으로 천애명월도의 퀄리티에 대한 만족도가 있었기에 제작했지만 인게임에 추가하지는 않았다.
Q: 게임 내 아트의 방향성은?
소파 취: 아트팀의 목표는 전통적인 모습을 살리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로 도전하기 위해 서양의 느낌을 살렸다. 이를 위해 레이스 같은 요소를 사용했다. 최근 업데이트에 맞춰 해적 코스튬을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를 진행 중이다.
케이터 양: 너무 현대적인 모습의 코스튬은 만들지 않으려 한다. 최근 한국 론칭 준비를 하면서 관련 코스튬을 만들게 됐다.
Q: 코스플레이 부분에서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천애명월도의 특징은?
음지: 천애명월도 전에는 일본 캐릭터 코스플레이를 많이 했다. 느낌이 많이 달랐다. 국풍의 느낌이지만 디테일한 부분이 굉장히 많아 표현에 어려움이 있었다.
Q: 유저 입장에서 볼 때 천애명월도의 재미는 무엇인가?
음지: 천애명월도를 2년 정도 플레이했다. PvP보다 PvE를 많이 즐기는 편이다. 던전에 있는 보스의 다양한 스킬이 매력적이다. 게임에서 느껴지는 생동감 있는 동작이나 액션 등에서 매력을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
Q: 무협이 아닌 'MMORPG' 천애명월도가 내세울 수 있는 점은?
케이터 양: 본질적인 것은 다 갖추고 있다. 중국에서는 커뮤니티에 대한 유저들의 니즈가 많다. 라이브서버에서도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신분, 주택 같은 신선한 콘텐츠로 접근하고 있다. 커뮤니티의 경험이라는 것 자체가 강점이 될 수 있다.
김용대: 유저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천애명월도는 미묘한 타협점을 잘 찾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조작법과 타격감은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 논타게팅에 비해 피로도가 덜하며, 타게팅보다 액션성을 살렸다.
MMORPG에서 소위 말하는 '닥사', '노가다'가 없을 수는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으로 콘텐츠를 배치했다. PvE, PvP, 생활 콘텐츠 등의 완성도가 높아 하나의 콘텐츠만 플레이하더라도 캐릭터의 성장과 경쟁에 문제가 없다. 이러한 점에서 천애명월도가 시장성, 유저의 반응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플레이어의 입소문이 충분히 전해질만한 짜임새와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다른 무협 게임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천애명월도가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 무엇인가?
김용대: 개인적인 평가보다 테스트 후 유저들의 평가 중 개인적으로 공감했던 것들을 말씀드리겠다. 경공이 타 게임에 비해 멋있다는 평과, 스토리의 양과 디테일이 앞선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리고 저사양에서 훨씬 잘 돌아간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도 PvP, RvR 밸런스나 최적화가 훌륭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Q: 천애명월도가 중국에서 어떤 위치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지난 1회 행사의 규모는?
케이터 양: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기 어렵지만, 2015년부터 지금까지 텐센트 자체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1월 진행한 행사는 커뮤니티 이벤트, 음악회로 구성했다. 음악회에는 4~5천 명 정도의 유저가 찾아왔으며, 낮에 진행된 커뮤니티 이벤트에는 입장 인원수가 만 명에 달했다.
오프라인 행사들은 개최되는 장소에 따라 인원이 한정되기에 늘 다르지만, 이전 올림픽 경기장에서 진행한 이벤트의 경우 4만 명 정도 입장했다. 이번 행사는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되기에 전보다는 적은 인원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게임관련 행사가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것이 흔한 일인지?
케이터 양: 이번 음악회는 공익 음악회 성격을 갖는다. 유명 가수들과 국풍 음악 제작자들이 음악회를 진행한다. 젊은이들의 국풍 문화를 만들어가는 내용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게임과 관련된 음악회를 진행한 적은 없었다.
Q: 천애명월도의 아트와 음악이 갖는 차별성은?
케이터 양: 개발 과정에서 배경과 표현에 차별화를 두고자 했다. 중국 명소의 느낌을 게임에 구현하고 싶었다. 기존 개발 방식으로는 큰 어려움이 있어 새로운 엔진을 만들었다. 그로 인해 지형의 높낮이, 건축물, 소소한 오브젝트 등의 표현 방식에 차별화를 두었다.
오픈 후 유저들이 게임 퀄리티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이런 반응은 유저들이 직접 음악과 코스튬을 만드는 오프라인 행사로 이어졌다. 개발팀은 무협의 느낌과 새로운 디자인을 전달하기 위해 도전하며 유저들과 소통하고 있다.
Q: 국풍 느낌이나 음악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은?
진치일: 서양 악기와 중국 국풍을 어우르는 것이 도전이었다. 결과적으로 2개의 문화가 함께 융화되다보니 새로운 강호의 느낌을 유저들에게 전달했다. 이런 점이 천애명월도의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케이터 양: 중국 게임업계에서 유명 인사와 함께 음악을 만들거나, 대학 교수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렇게 창작해낸 작품들이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Q: 국풍음악은 우리나라의 판소리 같은 개념이다. 원래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장르였는지, 아니면 천애명월도에서 활용한 것이 발전해서 인기를 얻은 것인지 궁금하다.
진치일: 장르 자체의 팬층이 어느 정도 있었다. 천애명월도 이후 국풍이라는 장르를 접하고 팬이 된 사람이 많다. 그 덕분에 이러한 음악회를 열 수 있게 됐다.
케이터 양: 전통음악이기에 향유하는 층은 나이대가 있었다. 그래서 국풍을 젊게 표현하고자 했고, 결과적으로 유저들이 천애명월도를 플레이하면서 노래를 듣고 국풍 장르를 더 좋아하게 된 케이스가 많다. 덕분에 개발사에서도 게임으로 예술적인 부분을 알리는 것에 책임감을 갖게 됐다.
게임인사이트 김동준 기자 kimdj@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