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난해 스크린을 뜨겁게 달군 '국민할매' 나문희에 이어 연기 경력 도합 207년, '국민할배' 박인환, 신구, 임현식, 윤덕용이 새해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네 아버지가 가슴 속에 담아둔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 '비밥바룰라'(이성재 감독, 영화사 김치 제작).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비밥바룰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욜로 행동파 영환 역의 박인환, 평소 무뚝뚝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퉁명스럽게 대하지만 아내에게는 한없이 자상하고 로맨틱한 순호 역의 신구, 연애 지식은 박사급이지만 현실은 모태솔로인 현식 역의 임현식, 영환·순호·현식과 50년 지기 친구 덕기 역의 윤덕용, 순호의 아내 미선 역의 최선자, 영환의 아들 민국 역의 김인권, 그리고 이성재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인환부터 신구, 임현식, 윤덕용까지 국내 최고령 베테랑 배우로 불리는 이들이 뭉쳐 만든 시니어 무비 '비밥바룰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이들이 열정 가득한 코미디로 새해 극장가를 찾았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나문희의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에 이어 다시 한번 시니어 무비 열풍을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박인환은 '비밥바룰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누군가의 할아버지, 누군가의 아버지 역할을 주로 맡았다. 하지만 '비밥바룰라'는 누군가의 아버지로 등장하기 보다는 우리들, 노인이 중심이 된 영화여서 무조건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구는 "따뜻한 영화인 것 같아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고 임현식은 "오랫동안 연기를 하면서 어느덧 나이가 70세를 넘었다. 사실 이렇게 나이를 먹은 나를 인정하지 않았다. '내 나이가 왜 70세가 넘나?' 싶었다. 노인 그룹으로 보이는게 싫었다. 그런데 '비밥바룰라'는 노역을 해야하는 시나리오였다. 노인 역을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영화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선택해 연기를 하다보니 노인 생활이 정답고 재밌더라"고 설명했다.
윤덕용은 "사실 나는 30대부터 노인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 국내 모든 노인 역할을 내가 다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주인공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노역을 하더라. 결국 나는 밀려서 쉬게 됐다. 그러던 중 '비밥바룰라'를 제안해줘서 감사하게 받았다"고 재치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이날 '비밥바룰라' 시사회에서는 임현식이 시니어 무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실 우리나라 영화들은 노인들이 큰 비중을 가진 작품이 드물었다. 우리 영화가 시작이 된 것 같다"며 "신구 선생님이 10년 전부터 앞장섰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농을 던졌다.
이어 "노인 영화는 재미있게 만들어질 수 있는 소재다. 노인 영화에 엄청난 장래성이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비밥바룰라'를 연출한 이성재 감독은 "'비밥바룰라'는 박인환 선생님과 신구 선생님이 친구로 호흡을 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재미를 줄 인물이 필요해 임현식 선생님을 캐스팅했고 윤덕용 선생님도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염두해 둔 캐스팅이다. 내 나이에 팔순 어른들의 감정을 영화 속에 담는 게 결코 쉽지 않았지만 실제 선생님들의 성격과 모습을 통해 영화 속에 많이 반영하려고 했다. 덕분에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비밥바룰라'는 박인환, 신구, 임현식, 윤덕용, 김인권, 이채은, 이은우, 최선자, 성병숙 등이 가세했고 '우리집'의 이성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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