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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MSG 우려낸 깊은 맛"…'리턴' 전무후무 문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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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힐링 좋고, 담백한 것이 좋다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MSG가 가득 들어간 '자극적인 것'이 당길 때가 있다. '요즘 이런 것 먹고 싶었는데!'하면서 먹고 강렬하게 만족하고 그런 맛. 또 여기에 진하게 우린 사골국물 같은 그런 깊은 맛까지 느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터.

지난 17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새 수목드라마 '리턴'(최경미 극본, 주동민 연출)은 바로 '그런' 드라마. 자극적인 데다 맵고 짠 맛이 잔뜩 느껴지는 드라마란 얘기다. 그런데 또 다들 안다. 그런 음식이 미각을 확 당기고 또 맛도 제대로 있다. 그런데 또 '리턴'은 오래 고아낸 사골국물 같은 장인의 맛도 나면서도 거기에 양념처럼 뿌려진 MSG의 자극적인 맛이 제대로 묻어 나온다는 느낌이 든다.

'리턴'을 구성하는 굵은 뼈대는 바로 첫 주 등장 이후 곧바로 살해된 염미정(한은정) 살인사건. 현재는 강인호(박기웅)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상태지만, 언제든지 오태석(신성록)과 김학범(봉태규), 서준희(윤종훈)로 그 의심의 화살이 넘어갈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오는 중이다. 또 '리턴'은 이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자극적인 사건들을 나열했고, 이로 인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에는 확실히 성공했다.

실제로 '리턴'이 방송된 후 시청자들은 '19금 방송인 줄 알았다'는 반응을 쏟아내는 중. 큰 줄기의 사건이 주는 자극적인 맛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이들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등장한 설정이나 장면들이 잔혹하고 잔인할 정도로 자극적이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또 친구의 아내와 숨김없이 입맞춤을 하는 모습들이 지금껏 한국 드라마에서는 만나 볼 수 없던 장면들이라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보기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던 것을 봤을 때 '리턴'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는 기대작이지만, 동시에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문제작이라는 얘기도 됐다.

첫 방송 후 겨우 이틀, '리턴'은 수목극 왕좌의 자리를 단숨에 꿰차며 SBS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18일 방송된 3회와 4회는 각각 7.8%와 9.0%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동안 꾸준히 수목극 왕좌 자리를 지키고 있던 KBS2 '흑기사'를 몰아냈다. '리턴'이 곧바로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던 이유는, '리턴'이 가진 신선함과 속도감 있는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 악행을 더 악행처럼 보이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시청자들도 그 자극적인 맛을 '맛있게'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턴'은 지금 '악벤저스'라고 불리는 '황태자 4인방'을 염미정 살인사건의 용의자이자 악인으로 설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중이다.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했기에 이와 같은 설정과 장면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지만, 이 소재들이 단순히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선사하기 위해서가 아닌, 드라마에 꼭 필요한 요소들과 설정들로 이용되기 때문에 '리턴'은 MSG가 잔뜩 뿌려진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을 들을 수 있다.

전체 32부작, 그중 고작 4회만이 방송된 상태다. 그 얘기는 앞으로 보여줄 것이 훨씬 더 많이 남아있다는 것. 지금까지 자극적인 맛으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고 왔다면, 이제는 묵직한 스토리와 빠른 전개가 힘 있게 나와줄 때다. '리턴'이 흡인력 있는 드라마라는 사실은 이미 시청률로 증명된 상황. 자극적이고 맛있는 '리턴'이 오직 '자극적이기만 하다'는 평이 아닌, 진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마지막까지 꿰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