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맨'으로 변신한 데얀(37)이 그토록 갈구하던 배번 10번을 되찾았다.
수원 삼성은 17일 2018년 시즌 선수단의 등번호를 확정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게 단연 데얀이다.
올시즌 수원에서 새 출발하는 그는 10번을 달고 뛰게 됐다. 때마침 작년까지 10번을 달고 뛰던 산토스가 수원을 떠나면서 빈자리가 됐고 자연스럽게 데얀이 물려받았다.
흔히 축구에서 10번은 팀의 에이스 공격수를 상징하는 번호다. 작년 여름 세계적인 축구스타 네이마르가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할 때 구단의 배려로 에이스의 상징 10번을 받았다.
수원 구단 역사에서 10번의 계보는 창단기 조현두(전 수원 스카우트)를 비롯해 가비, 김동현, 안정환, 하태균, 라돈치치치, 산토스 등으로 이어진다.
데얀 개인적으로도 10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2007년 인천에서 K리그에 데뷔할 때부터 10번을 달았던 데얀은 2008∼2012년 FC서울에서도, 중국리그(장쑤, 베이징 궈안)로 2년(2014∼2015년) 잠깐 떠났을 때도 10번을 놓치지 않았다.
2016년 시즌 서울로 복귀할 때도 10번을 달고 싶었다. 이 때문에 데얀의 복귀와 기존 서울 간판스타 박주영의 존재가 맞물리면서 10번 배번의 향방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결국 당시 최용수 서울 감독은 2016년 1월 7일 데얀 입단 기자회견에서 "9번은 데얀, 10번은 박주영, 11번은 아드리아노"라고 교통정리를 했다. 이후 데얀은 10번에 대한 미련을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 복귀 후 전지훈련 출국 인터뷰에서 그는 "난 등번호 10을 선호한다는 건 사실이다. 사실 나도 서울로 오면서 10번을 원했다. 하지만 이미 박주영이 코칭스태프와의 협의로 10번이 정해졌다고 하더라. 이미 합의된 사항인데 내가 괜히 팀의 불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는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지난 2시즌 동안 서울의 9번으로 활약했던 데얀이 이번에 수원으로 이적하면서 10번의 미련까지 털어낼 수 있게 됐다. 달고 싶었던 10번을 차지하니 신이 났을까. 6일부터 수원 선수단의 제주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한 데얀은 13일 광운대와의 연습경기(4대0 승), 17일 수원대와의 연습경기(7대0 승)에서 연속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수원의 등번호는 일부 흥미로운 변화가 생겼다. 데얀 못지 않게 관심을 끌었던 조나탄의 7번은 또다른 이적생 바그닝요가 달게 됐고 FA(자유계약선수)로 풀려나간 고차원의 12번을 크리스토밤이 이어받았다.
측면 공격수로 영입된 임상협은 군입대한 김민우의 11번을 달고 팀의 또 다른 에이스로 인정받았다. 태국 치앙라이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이용래의 4번은 올시즌 새 주장으로 선임된 김은선을 새주인으로 맞이했다.
김은선이 작년 군제대 복귀 후 달았던 99번은 루키 기대주 전세진이 달기로 했는데 독특한 이유가 있다. 공교롭게도 전세진은 1999년 9월 9일생이었기 때문이란다.
염기훈(26번) 신화용(1번) 양상민(3번), 매튜(6번), 박기동(9번) 이종성(16번) 곽광선(20번) 등 나머지 간판 선수들의 배번은 올시즌에도 변함없이 이어진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