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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이긴 이르다', GS칼텍스의 '세 가지 반전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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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아쉬운 게 많죠."

16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경기 현대건설전,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는 세트스코어 1대3(25-19, 18-25, 20-25, 13-25)으로 패했다. 연패 사슬을 끊고 올스타전 브레이크에 돌입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GS칼텍스는 5연패에 빠진 채 휴식기에 접어들게 됐다.

4라운드 일정을 마친 GS칼텍스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승점 18점으로 리그 최하위인 6위다. 어느덧 후반기로 향해가는 리그, 돌아보니 아쉬운 게 많은 차 감독이다. "아무래도 아쉬운 게 많다."

옅은 미소와 함께 나온 짧은 탄식. 그럴 만 하다. 시즌 개막 전 핵심 레프트 이소영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분투를 펼치던 표승주마저 지난 6일 IBK기업은행전에서 발목 부상으로 쓰러졌다. 12일 수술을 받은 표승주는 병원에 입원중이며, 약 3~4개월에 걸친 재활기간을 견뎌내야 한다. 차 감독은 "시즌 개막 전에 이소영이 쓰러졌고, 표승주도 다쳤다. 부상 선수들이 생기면서 기존에 하려던 것들을 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침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포기는 이르다. 차 감독은 남은 5, 6라운드서 반전을 꿈꾸고 있다. 결코 허황된 꿈은 아니다. 그리 거창하지도 않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해 GS칼텍스의 배구를 구현하는 것. 차 감독이 구상하는 올 시즌 가시밭길 '출구 전략'이다.

첫 단추는 '돌아온 이소영'이다. 이소영은 16일 현대건설전 2세트 김진희를 대신에 코트에 섰다. 지난해 6월 배구 여자대표팀 훈련 중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한 이후 6개월여만이다.

감각, 몸상태 모두 100%는 아니었다. 하지만 차 감독은 이소영을 다시 빼지 않고 끝까지 뛰게 했다. 이소영은 블로킹, 서브 에이스 각각 1개를 포함, 총 4득점을 올렸다. 차 감독은 "이소영은 점프로 공격을 하는 선수인데 점프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점프력이)더 올라올 때 까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가진 재능이 좋은 선수고 한번 끝까지 버텨보라는 생각으로 다시 빼지 않았다"며 "거기엔 나름의 메시지도 담았다. 이소영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남은 기간 '완전체 이소영'을 기대킨 어렵지만, 그래도 팀에 힘을 보탤 자원으론 충분하다는 게 차 감독의 생각이다.

후반기 반전을 위한 두 번째 열쇠는 강소휘다. 언니들의 부상 이탈로 '에이스' 짐을 짊어져야 했던 강소휘다. 부침은 있었지만, 강소휘는 차 감독의 신뢰를 먹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17일 기준 강소휘는 총 339득점으로 이 부문 여자부 7위다. 이재영(6위·흥국생명·354득점)의 뒤를 이어 토종 주포 2위다. 차 감독은 "팀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그 속에서 강소휘가 잘 해주고 있다. 에이스로 성장해주고 있다. 지금 이 고난을 경험 삼아 더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소휘 외에 다른 어린 선수들도 끈기 있게 파이팅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열쇠는 세터 이나연. 가진 재능만큼은 최상급이란 평가를 받아온 이나연이지만, 항상 한 뼘씩 부족했다. 빠른 토스워크에 번뜩이는 창조성을 갖춘 기대주였던 이나연은 2013~2014시즌 돌연 임의탈퇴 후 복귀를 하는 등 방황의 시간도 보냈다. 차 감독은 이런 이나연의 가능성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이나연이 지금까지도 잘 버텨줬지만 더 잘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자신감 부족'을 이나연의 발목을 쥐고 있는 족쇄로 봤다. 차 감독은 "뭔가 생각이 과도하게 많고 위축된 듯 보이는 플레이를 할 때가 있다"며 "이나연이 더 자신감을 갖고, 또 동료들을 믿고 즐기면서 플레이를 한다면 팀 전력도 더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