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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 '오버페이'논란 지우기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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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내구성'의 증명에 있다.

길었던 줄다리기를 끝내고 마침내 김주찬이 KIA 타이거즈 품에 다시 안겼다. KI는 지난 16일 'FA김주찬과 2+1년 총액 27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루했던 스토브리그 자존심 대결의 종료를 선언하는 발표였다. 동시에 조계현 신임 단장이 취임 후 양현종과의 재계약에 이어 두 번째로 거둔 성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KIA와 김주찬의 계약은 그 자체를 떠나 야구계에 나름 큰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30대 후반의 베테랑이자 여전히 실력으로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선수들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가장 비슷한 케이스가 바로 한화 이글스에서 다시 FA로 시장에 나온 정근우다. 정근우나 한화나 재계약을 우선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더불어 이번 계약에 관해 '거품론'이나 '오버페이'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지난해 통합 우승의 주역이자 '캡틴'이었던 김주찬의 잔류를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이와 잦은 부상 경력을 감안했을 때 KIA가 너무 후하게 평가해준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오버페이'를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아보인다. 일단 한 선수의 가치는 계약기간 내 실제 성적으로 입증되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 동안에 내내 부진하다면 '먹튀'라든가 '오버페이'의 반갑지 않은 단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게 현실이다. 반면 그 기간 동안에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을 위해 발군의 활약을 한다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할 수 있다.

김주찬도 마찬가지다. 분명 그는 KIA에 반드시 필요한 전력이다. KIA 김기태 감독은 김주찬의 재계약 소식을 들은 후 "김주찬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만큼 김주찬이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전히 '내구성'에는 물음표가 달려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바로 이 점이 오버페이 논란의 시발점이나 마찬가지다. 만 37세의 나이와 그간의 경력이 핵심이다. 지난 2000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1군 무대에 데뷔한 김주찬은 지난해까지 18시즌을 치르며 단 한 번도 전경기 출장을 기록한 적이 없다. 100경기 이상 나온 시즌은 딱 절반인 9시즌이다. FA로 KIA에 온 첫 시즌(2013년)에는 부상으로 불과 47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그러나 김주찬은 오히려 30대 중반을 기점으로 더 건강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시즌 개인 최다경기(130경기), 최다타석(511), 최고 타율(0.346)을 기록한 게 2016시즌이고 지난해에도 초반 극심한 부진에서 결국 탈출해 122경기에나 나와 3할9리를 기록했다. 분명 야구 센스나 실력은 출중하다.

때문에 만 37세 이후의 김주찬에 대해서도 일단은 기대를 해 볼만 하다. 그리고 김주찬 역시 자신의 계약내용이 KIA에 결국 이득이었다는 걸 증명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처럼 최소 120경기 이상 출전하며 3할대 초반을 꾸준히 기록해준다면 최소한 KIA의 베팅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 과연 김주찬은 최소 100경기 이상 소화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