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설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최장수 코미디 시리즈 '조선명탐정'. 특히 매 시리즈 파격적인 변신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속 홍일점이 이번 시리즈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탁환 작가의 장편 역사 추리 소설 '백탑파 이야기'의 두 번째 시리즈 '열녀문의 비밀'을 원작으로 시작된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설 극장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꾸준하게 사랑받은 국내 최장수 시리즈다.
2011년 1월 시리즈의 포문을 연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1', 김석윤 감독)은 정조 16년 공납 비리를 숨기려는 관료들의 음모를 파헤치는 스토리를 담아 누적 관객수 478만6259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어 4년 뒤 설날인 2015년 2월 개봉한 두 번째 시리즈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 김석윤 감독)은 조선 경제를 뒤흔드는 불량 은(銀) 유통사건 배후에 있는 거대한 범죄조직의 실체를 파헤치는 과정을 담았다. 전작에 비해 아쉬운 스토리로 호평보다는 혹평이 더 많았지만 그럼에도 시리즈의 힘과 설 명절 특수로 누적 관객수 387만2015명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3년 뒤인 오는 2월 8일 개봉을 앞둔 세 번째 시리즈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3', 김석윤 감독)까지 진화하며 설 극장을 다시 한번 정조준했다.
이렇듯 '조선명탐정'이 시리즈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추리 코미디라는 점과 시리즈마다 진화하는 명탐정 김민 역의 김명민·서필 역의 오달수의 차진 케미스트리, 그리고 영화 속 홍일점으로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의 파격 변신이 흥행을 이끄는 요소다. 특히 스토리의 반전을 담당하는 여성 캐릭터는 여배우들의 파격 변신이 더해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
'조선명탐정1'에서 홍일점 계보의 물꼬를 튼 여배우는 한지민이다. 극 중 한객주 역을 맡은 한지민은 조선의 상단을 주름잡는 거상으로 섹시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그간 청순 가련한 이미지로 멜로물에 두각을 드러냈던 한지민은 '조선명탐정1'에서 진한 스모키 메이크업과 시스루 한복으로 숨겨진 팜므파탈 매력을 과시했다. 청순의 대명사였던 한지민은 반전 매력으로 극장가 남성 관객을 끌어모았고 이는 흥행으로 이어졌다.
'조선명탐정1'의 성공에 힘입어 '조선명탐정2'에서도 미모의 홍일점이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김민과 서필이 불량은괴 유통사건을 쫓으면서 만나게 되는 게이샤 히사코 역의 이연희가 바로 그 주인공. 김민과 서필이 가는 곳마다 어김없이 등장해 두 사람의 추적을 방해하는 묘령의 여인 히사코로 변신한 이연희 역시 청춘한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던 여배우 중 하나였지만 '조선명탐정2'를 통해 조선인도 왜인도 아닌 오묘한 매력을 과시하며 관객의 눈도장을 찍었다.
한지민, 이연희 모두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 배우로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게 된 가운데 세 번째 시리즈에서는 김지원이 출연, 기존의 홍일점과 차원이 다른 업그레이드된 홍일점으로 시선을 끈다. '조선명탐정3'에서 기억을 잃은 괴력의 여인 월영을 연기한 김지원. 2016년 방송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윤명주 중위로, 2017년 방송된 '쌈, 마이웨이'에서 최애라로 연타석 흥행을 터트린 그가 영화 '좋은 날'(14, 권혁찬 감독) 이후 4년 만에 '조선명탐정3'로 스크린으로 컴백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김지원은 소극적이었던 기존 '조선명탐정' 홍일점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김민·서필 콤비와 공조수사를 펼치며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코미디부터 멜로, 걸크러쉬 등 다양한 연기가 가능한 김지원이었기에 탄생한 '조선명탐정3' 월영이라는 후문. 또한 첫 사극 도전이기도 한 김지원의 활약이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흥행 불패를 이어갈지 영화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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