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최대의 문제작이 온다.
SBS 새 수목극 '리턴'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리턴'은 TV쇼 '리턴'의 진행자 최자혜 변호사가 독고영 형사와 함께 상류층 치정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린 사회파 스릴러 드라마다.
이 작품은 여러모로 문제작이 될 전망이다. 우선 출연진 면면이 만만치 않다. 연기력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현정이 여주인공 최자혜 역을 맡았다. 고현정은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봄날' '선덕여왕' 등의 성공을 이끈 관록의 배우다. 하지만 변호사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데뷔 29년 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이진욱이 독고영 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이진욱은 2016년 성폭행 스캔들로 활동을 중단했던 장본인이라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사건은 무고로 종결됐지만, 아직도 해당 루머는 상흔이 되어 남아있는 상태다. 이들이 악역 4인방에 맞서 어떤 사이다 일격을 날릴지, 이들의 '리턴'은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
고현정 이진욱 뿐만 아니다. 두 사람과 호흡을 맞추는 이들은 신성록 봉태규 한은정 오대환 정은채 박기웅 등 연기력으로는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는 배우들이다. 이 막강한 군단을 이끌 수장으로는 '연개소문' '부탁해요 캡틴' 등을 연출한 주동민PD가 자리했다. 스토리 라인부터 배우, 출연진까지 구멍 하나 보이지 않는 탄탄한 작품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15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 SBS 홀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고현정은 "대본을 읽었을 땐 신인 작가의 느낌을 전혀 못 받았다. 어떤 작품을 제안 받거나 대본을 볼 때 선입견은 갖지 않는 편이다. 대본을 다 읽고 나서 보니까 신인 작가라고 하더라. 사실 16부작이 장편은 아니지만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편수다. 그분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나도 형사 역할은 해봤지만 변호사 역할은 못해봐서 더욱더 한줄한줄이 열정적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 덕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많은 작품을 해본 건 아니지만 연기를 했던 경험으로 그분의 떨림을 안정시켜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고 밝혔다.
또 "사실 촬영 현장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번 현장에는 지루한 사람이 없어서 아주 즐겁다. 오랜만에 기대되는 현장"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최근 범람하는 장르물과의 차별화 포인트에 대해서는 "장르물도 드라마도 많다. 우리 입장에서는 예전처럼 시청률을 예측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드라마를 성의있게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더 좋은 쪽으로 집중할 수 있고 연기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다른 장르물과의 차이점은 일단 배우들이 다 다르다. 대본과 지문을 배우들이 늘 했던 식으로 풀지 않는다. 내가 긴장될 정도로 다양한 분석을 가져온다. 어수룩하지 않은 배우들이다. 그런 부분이 좀 다를 것 같다. 전체적인 대본과 전개가 다르다. 사건의 이면에서 보여주는 장면이 장르물에서는 필수적으로 나오는데 그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남다르다. 플래시백이 들어가는 타이밍도 센스있게 나온다. 실제 연기보다 화면을 봤을 때 힌트를 받고 자극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진욱은 2016년 발생했다 무고로 종결된 성폭행 사건에 대해 허리 굽혀 사과했다. 이후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라 긴장도 많이 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크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후련하기도 하다. 주변 배우들과 조화를 이루며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된 것 같다. 이렇게 편안한 현장은 처음이다. 이 느낌 그대로 촬영하겠다는 생각이다. 어색함이 많이 있었는데 다행히 동료 배우들과 마음이 잘 맞았다. 모든 배우들이 애정어린 자세로 현장에 임한다. 그런 걸 보면서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지만 연기만 신경쓰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중요한 건 상대배우에게 집중하고 상대배우를 사랑하면 다른 무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고현정에 대해서는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이렇게 연기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렇게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다. 여러모로 의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선배님과의 호흡이 너무 좋다. 많이 배우고 있고 감사하다"고 극찬했다. 고현정은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을 찍을 땐 인연이 됐나보다 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담백하다. 쓸데없는 데 빠지지 않고 확실하고 심플하면서 모던하다. 드라마까지 같이 하게 됐는데 앞뒤가 좀 맞는 느낌이다. 촬영장의 활력소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사실 그런 마음을 갖는 게 어려운데 그 점을 높이 두고 연기를 하는 것 같다. 좋은 후배를 만난 것 같다"고 화답했다.
11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봉태규는 "사실 처음엔 내 캐릭터가 극을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 그래서 처음엔 안하려고 했다. 그러다 작가님 감독님을 만나며 자신이 생겼다. 극중 나는 그냥 나쁜 놈이다. 전형적인 기득권이다. 내 일상과 캐릭터에 괴리가 있다. 촬영이 없으면 육아를 해야한다. 두 살 된 아이를 돌보다 촬영장에 오면 시체를 묻고 한다. 일상에는 김학범이 들어올 여지가 없어서 오히려 연기할 때 100% 더 쏟을 수 있는 것 같다. 촬영 열심히 하고 가정생활에 충실할 수록 연기가 잘 나오더라. 따로 준비하는 건 없다. 촬영 없을 때 아기랑 더 놀아주고 청소 열심히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성록은 "이전에 했던 걸 반복하지 않는 걸 중요시하는 편이다. 나라는 사람이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캐릭터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별에서 온 그대'는 그렇게 태어난 나쁜 친구고, '리턴'에서는 살기 위해 그렇게 된 캐릭터다"라고, 한은정은 "주동민PD와 전에 작품을 한 적이 있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고 대본이 재밌어서 분량은 많지 않지만 출연을 결정했다"고, 오대환은 "1~4부까지 한 장면이 나와서 어떤 역할인지 나도 모르겠다. 중요한 역할이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셔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리턴'은 전작 '이판사판'의 부진을 딛고 SBS 장르물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리턴'은 '이판사판' 후속으로 17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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