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에서 기대를 한몸에 받는 '블루칩' 박정민이 올해도 변화무쌍한 변화를 시도하며 열일을 예고했다.
박정민은 2011년 개봉한 영화 '파수꾼'(윤성현 감독)에서 '베키' 백희준 역으로 데뷔한 이후 '댄싱퀸'(12, 이석훈 감독)의 뽀글이, '전설의 주먹'(13, 강우석 감독)의 어린 임덕규(황정민), '감기'(13, 김성수 감독)의 차철교, '피끓는 청춘'(14, 이연우 감독)의 황규, '들개'(14, 김정훈 감독)의 이효민, '신촌좀비만화'(14, 류승완·한지승·김태용 감독)의 보현, '오피스'(15, 홍원찬 감독)의 이원석, '순정'(16, 이은희 감독)의 용수 등 다양한 역과 장르를 소화하며 내공을 쌓았다.
개성 강한 외모와 강렬한 연기력으로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박정민은 '동주'(16, 이준익 감독)에서 송몽규로 변신, 데뷔 이래 최고의 열연을 펼쳐 관객에게 무한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그해 개최된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심사위원 8인과 네티즌투표까지 만장일치 표를 받으며 데뷔 9년 만에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주'를 통해 배우 인생 전환점을 맞은 박정민. 그야말로 충무로 최고의 기대를 받는 '블루칩'으로 떠오른 그의 행보는 매 작품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충분했고, 기대 이상의 놀라운 변주로 관객을 매료했다. '더 킹'(17, 한재림 감독)의 허기훈,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17, 김경원 감독)의 재범, 그리고 올해 상반기 개봉되는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의 오진태, '염력'(연상호 감독)의 김정현, '변산'(이준익 감독)의 학수 등 인생 최고의 전성기임에도 주·조연 가리지 않는 작품 선택은 물론 파격적인 캐릭터 변신도 마다치 않았다. 특히 올해 1월 관객을 찾는 '그것만이 내 세상'과 '염력'은 전혀 다른 색깔의 캐릭터를 동시에 선보여 관객에게 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엄마(윤여정)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오진태를 연기한 박정민은 자칫 과잉 연기로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장애 연기를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절제한 연기로 중심을 맞춰 캐릭터의 몰입도를 높였다. 단순히 서번트증후군을 연기하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캐릭터를 이해하고자 촬영 전 봉사 활동을 다니며 캐릭터에 접근한 일화도 유명하다. 여기에 피아노 천재인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위해 단 한 번도 쳐본 적 없는 피아노를 6개월간 하루 6시간씩 연습한 것도 화제다. 노력만으로 피아니스트 못지않은 실력을 쌓은 그는 모든 장면을 실제로 촬영해 스태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그것만이 내 세상'의 박정민은 장애인 연기에 레전드라 꼽히는 '말아톤'(05, 정윤철 감독)의 조승우를 능가하는 메소드 열연으로 연일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반면 '염력'에서 박정민은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보여준 강렬한 변신과 또 다른,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위기를 맞은 신루미(심은경)를 돕는 변호사 김정현을 연기한 박정민은 친근한 성격을 지닌 바른 청년으로 변신, 데뷔 이래 가장 수수한(?) 역할을 가장 특별하게 빚어내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무엇보다 연상호 감독은 이런 박정민을 향해 "점점 잘생겨지고 있다. (미모가) 조만간 공유를 따라잡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연으로 욕심을 낼 법도 하지만 이번 '염력'에서는 조연으로 한걸음 물러나 주연과 앙상블을 맞추게 됐다.
'그것만이 내 세상' '염력'에 이어 한 차례 숨 고르기에 나선 뒤 극장가에 컴백할 박정민의 올해 세 번째 작품은 '변산'이다. 도통 되는 일이 하나 없는 무명 래퍼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고향 변산으로 돌아가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웃음과 감동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변산'. 박정민은 '동주'로 호흡을 맞춘 이준익 감독의 페르소나로, 다시 한번 '동주'의 감동을 전한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색다른 비주얼과 매력을 뿜어내는 래퍼 학수가 된 그는 이번에도 믿고 볼만한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이 시대의 청춘을 대변하는 그는 숨겨진 랩 실력과 자유분방한 스웨그를 발산할 계획이다.
이렇듯 매 작품 신(Scene)을 넘어 관객의 심(心)을 훔치는 연기 천재, 만능 배우 박정민. 그의 끝없는 변주가 올해 극장가에도 뜨겁게, 가득 달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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