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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평창의 꿈' 응원한 차범근 "나는 심석희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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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있으면 어찌나 박진감 넘치는지…. 참 대단하다니까."

13일 새벽부터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의 입꼬리는 귀에 걸려있었다. 이날 차 감독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서울 지역 첫 날 주자로 나섰다. 코카콜라 그룹 성화봉송주자로 선정돼 이번 성화봉송에 힘을 보탠 차 감독은, 2017년 차범근 축구상 수상 선수 6명과 함께 도로 위를 내달렸다. 한국축구의 '전설'인 차 감독에게도 올림픽 성화봉송은 매우 뜻 깊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땐 우리 선수들이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내가 있던 세대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렇게 성화봉송주자로 나서게 돼서 매우 뜻 깊다."

17번째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차 감독은 16번 주자인 본지 김성원 기자로부터 '불꽃'을 이어받았다. 김 기자는 올해로 18년차 스포츠 언론인으로, 2002, 2006, 2010년 월드컵과 2014, 2016년 올림픽 등 다수의 국제 스포츠 이벤트 현장을 누볐다. 또, 2007년 과테말라, 2011년 남아공 IOC총회에 참석해 평창올림픽 유치과정의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2004년부터 코카콜라 청소년 건강재단 이사로 활동하며 코카콜라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차 감독은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과 함께 코카콜라 그룹 성화봉송주자로 나서 올림픽 성공기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차 감독은 "남과 북, 사람과 사람, 사회와 사회 그리고 국가와 국가로 나누어진 지금 시대다. 소통과 화합은 스포츠가 추구하는 소중한 가치다. 올림픽을 통해 이 모든 장벽이 무너지고 모두가 서로 소통하며 열정, 기쁨을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며 "평창올림픽은 전세계에 희망을 전할 수 있는 '평화의 올림픽'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독보적인 힘과 속도로 독일은 물론 유럽 무대를 평정했던 차 감독이다. 당대 축구계의 정점을 찍었던 그의 눈에 비친 동계올림픽은 어떤 모습일까. 차 감독은 "올림픽 종목은 축구와는 달리 기록의 스포츠다. 자기 자신을 한계로 몰아세운다는 점에선 비슷하나 올림픽 종목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매순간 이겨내야 한다"며 "끝없는 반복 훈련을 통해 한계점을 넘으며 성장을 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올림픽에 나서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차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이는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1·한국체대)다. "나는 개인적으로 심석희 선수의 팬이다."

2014년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리스트 심석희는 명실상부한 한국 쇼트트랙 대들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서 꾸준히 최정상급 활약을 펼쳐왔고, 지난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선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3000m 계주를 제패, 2관왕을 달성했다. 다가올 평창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쇼트트랙 최강자.

차 감독은 "개인적으로 심석희 선수의 팬이다. 질주하는 모습이 정말 역동적이다. 보는 사람의 속까지 시원하게 하는 힘이 있다"며 "어린 선수지만 정말 능숙하고 노련한데다 대범하기까지 한 것 같다. 지금까지 잘 해왔듯 평창에서도 국민들에게 기쁨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심석희에 대한 극찬을 이어가던 차 감독. 하지만 다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왔다. 그는 역시 축구인. 평창올림픽 이후 6월 개막될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진출한 소중한 월드컵인 만큼 한국축구에도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칠 대회"라며 "숱한 위기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진출을 이뤘다. 부족함도 있었겠지만, 이젠 국민들의 성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월드컵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다. 우리 선수들이 그 기회를 잘 살리길 바란다. 남은 시간 부족함을 잘 채워서 대한민국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멋진 경기 펼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상암=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