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미리 사용해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테스터 화장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이 과다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있는 16개 화장품 매장의 42개 테스터 화장품(아이섀도 16개, 마스카라 10개, 립 제품 16개)을 조사했다고 9일 밝혔다.
그 결과 조사대상 테스터 화장품 42개 중 14개 제품(33.3%)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미생물이 검출됐다. 이 같은 제품은 피부질환을 일으키거나 상처가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염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오염 빈도가 높은 제품은 마스카라였다. 총 10개 제품 중 5개 제품에서 살아있는 세균과 진균을 이르는 '총호기성 생균'이 최대 2200fu/g 수준으로 검출돼 기준치(500)를 넘었다.
총 호기성 생균 수는 살아있는 세균과 진균 수를 측정한 것으로, 세균·진균에 오염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상처가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염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오염 수준이 높은 제품은 립 제품이었다. 16개 제품 중 4개 제품에서 총호기성 생균이 1530~214만cfu/g 수준으로 기준(1000 이하)보다 초과 검출됐고 3개 제품(18.8%)에서는 검출되면 안 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인체에 매우 흔한 감염증(피부질환, 구토, 설사, 복통 및 오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이다.
아이섀도는 16개 중 2개 제품에서 총호기성 생균이 최대 2300cfu/g 수준으로 유통화장품 미생물 기준(500)을 훌쩍 초과했고 1개 제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제품의 경우 일회용 퍼프 및 브러시를 사용해야 사용자간 교차오염 및 감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원은 "아이섀도·마스카라·립 제품 등의 용기는 대부분 뚜껑을 열어 사용하는 단지 형태(Open jar)로 튜브(Tube) 또는 펌프(Pump)식 제품보다 사용자들로 인한 교차오염 위험이 높다"면서 "오염된 제품을 눈·입술 등과 같이 민감한 부위에 사용할 경우 피부질환·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조사대상 테스터 제품은 대부분 뚜껑 없이 개봉된 상태로 있었고, 개봉 일자도 없었다.
조사대상 16개 중 13개 매장(81.3%)에서는 아이섀도 제품을, 9개 매장(56.3%)에서는 립스틱을 뚜껑이나 덮개 없이 개봉된 상태로 비치했다. 또 제품을 위생적으로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일회용 도구를 제공하는 곳은 1곳뿐이었다.
소비자원은 화장품협회에 테스터 화장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관련 업체에는 테스터 화장품 위생관리 강화를 권고했다고 전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