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총출동했다.
7일 오후 8시(현지시각) 미국 LA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렸다. 1944년 1월 20일부터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에서 기금 조성을 위해 시작된 골든글로브 시상식.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의 회원 93명이 국내외 훌륭한 영화, 드라마 작품을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아카데미 시상식과 함께 영화계 최고 권위상으로 불리며 아카데미 수상 결과를 예측해볼 수 있는 전초전으로 전 세계 영화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상식 중 하나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1962년 냉전 시기 미국을 배경으로 한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은 정부가 극비리에 운영하는 연구소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언어 장애인 엘리사(샐리 호킨스)가 신식무기 개발을 위한 실험 용도로 들여온 물고기 인간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판타지 거장'으로 불리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인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은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여우주연상(샐리 호킨스), 여우조연상(옥타비아 스펜서), 남우조연상(리처드 젠킨스), 각본상, 음악상 등 총 7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관심을 받고 있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에 맞서 경쟁을 펼칠 또 다른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역시 '덩케르크'로 올해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라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 지난해 여름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덩케르크'는 194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 전작들에서 자유자재로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 또한 시공간을 뛰어넘는 연출로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다.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놀란 감독의 역대 최고의 수작'이라는 호평과 극찬을 받을 정도로 지난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웰메이드 영화다.
1971년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베트남전 발발에 개입했다는 국방부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한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의 이야기를 다룬 '더 포스트' 또한 드라마 부문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할리우드 천재 연출가'로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인 '더 포스트'는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 여우주연상(메릴 스트립), 남우주연상(톰 행크스),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의 강력한 경쟁작으로 떠올랐다.
이렇듯 드라마 부문에서는 기예르모 델 토로·크리스토퍼 놀란·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3판전이 펼쳐진 가운데 뮤지컬 코미디 부문에서는 국내에서도 익숙한 흥행작들이 대거 이름을 올려 눈길을 사로잡았다.
먼저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 후보로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 예상 밖의 전 세계 돌풍을 일으킨 '겟 아웃'(조던 필레 감독)이 선정됐다.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친구 집에 초대받으면서 펼쳐지는 섬뜩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화두를 공포 장르에 접목해 전 세계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 골든글로브에서도 반전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겟 아웃'과 함께 뮤지컬 코미디 부문에 이름을 올린 '위대한 쇼맨'(마이클 그레이시 감독) 역시 수상 여부에 궁금증을 낳는다. '위대한 쇼맨'은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 바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로 무일푼에서 시작해 화려한 쇼를 만들어 전 세계를 매료시킨 독창적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다미엔 차젤레 감독)가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된 모든 부분을 석권하는 저력을 과시한바, 올해 역시 이런 뮤지컬 영화 신드롬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통해 입증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밖에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는 여배우들이 화려한 컬러의 드레스를 거부하고 일제히 블랙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지난해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논란을 시작으로 미국 사회에서 성추행과 성폭력, 성차별을 반대하는 '타임즈 업(Time's Up)' 운동이 퍼졌는데, 이러한 운동의 일환으로 여배우들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블랙 드레스를 맞춰 입은 것. 일부 여배우들은 가슴에 '타임즈 업' 핀을 달고 등장해 미국 내 경각심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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