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오프시즌이 뜨겁다.
매일 아침 8시마다 오피셜을 발표하고 있다. 대어급은 아니지만 리그에서 검증된,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들을 발빠르게 영입했다. 송승민 김민혁 듀오를 시작으로 하창래 이후권 류원우 국태정, 보자니치, 알레망, 제테르손 등을 더했다. 심동운과 황지수 손준호가 빠지는 측면과 중앙, 지난 시즌 문제였던 중앙 수비까지 모두 보강에 성공했다.
문제는 최전방이다. '주포' 양동현은 최근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 이적이 확정됐다. 양동현은 지난 두시즌간 의심할 여지 없는 포항의 핵심 공격수였다. 이적 첫 해였던 2016년 13골을 넣었던 양동현은 2017년 최순호 감독의 스트라이커 중심 전술 속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19골로 조나탄(수원·22골)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다.
지난 두시즌간 팀 득점의 30%를 책임진 주포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게다가 스트라이커는 최 감독 전술의 핵심이다. 공격수 출신인 최 감독은 스트라이커가 득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두고 전술을 짤 정도로 스트라이커에 대한 활용도가 크다. 골 넣는 것에 관해서는 K리그 최고 수준인 양동현의 이탈로 고민이 커졌다.
하지만 정작 최 감독은 평온해 보였다. 양동현의 이적이 일찌감치 결정된만큼 여러 옵션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최 감독도 양동현을 대신할 공격수를 물색했다. 결과는 당연히 실패였다. 공격수 기근인 상황에서 두 시즌간 32골을 넣은 공격수를 대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그와 비슷한 수준의 공격수를 찾는다고 해도 예산이 줄어든 포항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었다.
최 감독이 찾은 현실적 대안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자유계약으로 입단을 확정지은 연세대 출신의 스트라이커 이근호다. 이근호는 최근 U-23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대학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평가받았던 이근호는 양동현과 비슷한 유형이라는 평가다. 움직임 폭이 크지는 않지만 연결된 패스를 마무리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최 감독도 "득점력은 타고난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프로 무대에 대한 적응 여부가 변수지만, 가능성만 본다면 가장 믿을만한 옵션이라는게 최 감독의 설명이다. 포항은 이타적인 유형의 외국인공격수 제테르손으로 이근호의 부담을 줄여줄 계획이다.
두번째는 전술 변화다. 최 감독은 앞서 언급한대로 확실한 공격수 체제를 선호한다. 하지만 팀 여건상 변화를 택했다. 스플릿 후 일찌감치 잔류를 결정지은 최 감독은 양동현 없이 살아가는 법에 대해 준비했다. 다양한 전술을 실험했다. 생각 보다 효과가 컸다. 특히 제로톱에 가까운 형태 속에서도 최 감독이 원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최 감독은 플랜A만 고집하지 않고 여러 옵션을 채택해 경기 중간중간 변화를 택하는 방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 수비가 어느정도 자리잡혔다는 자신감 속에서 내린 결론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