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드라마에게 '비교대상'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화유기'의 확실한 비교대상은 바로 1년 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도깨비'다.
비교대상이 있다는 건, 특히나 '강력한' 비교대상이 있다는 것은 드라마들에게 반가운 일은 아닐 것. 특히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가 넘어야 하는 산은 누구보다 강력한 상대다. 판타지 드라마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도깨비'가 바로 '화유기'의 비교대상. 종영을 맞이한지 1년이 지난 '도깨비'는 아직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언급되며 '판타지 드라마의 좋은 예'로 불리는 중이다.
'화유기'와 '도깨비'는 판타지 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을 떨어뜨려 두고서라도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 두 드라마들이다. 신기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는 것도 유사 포인트이며 앙숙 같은 두 능력자, 도깨비와 저승사자나 우마왕과 손오공이 한집에 살며 티격태격 하는 모습들도 닮아 있어 시선을 모았다. 이와 동시에 주인공이 '불가항력'에 의해 사랑에 빠지는 여인의 존재도 닮아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여인들은 모두 어릴 때부터 귀신과 요괴들을 봤고 이 능력 때문에 친척들에게서 '부정한 아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으며 천애고아다.
이런 설정들뿐만 아니라 화려한 CG(컴퓨터그래픽) 효과가 이어지는 화면들이라든지 여주인공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등장해 상황을 해결해주고 또는 소원을 들어주거나 못된 친척들에게 복수를 해주는 신기한 힘을 가진 존재의 등장도 '비슷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도깨비'에서도 악행을 저질렀던 친척들에게 김신이 복수를 해주는 모습이 그려진 바 있고 '화유기'에서도 손오공이 강냉이를 진선미의 친척들에게 날려보내는 등의 행동을 한 바 있다.
또 두 드라마가 비교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꾸준히 등장하는 주인공의 격투장면 등에서 활용되는 CG 효과 등이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 시청자들은 '화유기'와 '도깨비'라는 두 드라마에 대해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두 드라마를 모두 본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비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화유기'는 상황을 풀어가는 방식이 '도깨비'와는 다르다. '도깨비'는 진지함 속에 코믹을 택했지만, '화유기'는 기본 베이스 자체가 코믹인 것. 연출 자체에서 '코믹함'을 먼저 선택하며 가볍게 풀어나가는 것을 택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뚜렷한 비교대상이 존재하는 것은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에게 좋은 일은 아니다. 특히 그 상대가 '현존했던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더더욱. 이때문에 '화유기'는 이를 향한 꾸준한 비교에 놓이게 됐으며 이를 방송 중인 tvN은 1년 전의 자신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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