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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쌍둥이 아빠 이택근, "더 강한 책임감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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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한 책임감이 드네요."

시나브로 프로 16년차, 넥센 히어로즈 최고참인 이택근(38)에게 올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하다. 팀내 최고 베테랑으로서 새 시즌에 대한 각오가 크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욱 강력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곧 쌍둥이 아들의 아빠가 된다. 아내의 출산이 이달 중으로 예정돼 있다.

그래서 이택근의 올 겨울은 무척이나 바쁘다. 아내의 순산을 위해 가정을 돌보는 동시에 올 시즌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끄는 데 기여하기 위해 한창 몸을 만들고 있다. 이택근은 "늘 긴장한 상태로 집과 훈련장을 오가고 있다. 지금 시기가 아내와 나에게 모두 중요하다. 더 강한 책임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택근은 넥센의 상징과도 같다. 경남상고 3학년 때인 1999년, 팀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 2차 3라운드로 지명된 이택근은 고려대를 거쳐 2003년 프로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현대 왕조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2008년 우리 히어로즈로 팀 이름이 바뀐 뒤에도 팀에 남았던 이택근은 2010년과 2011년에 LG 트윈스에서 잠시 뛰었지만, 2012년 넥센에 컴백했다. 그리고 이제 30대 후반이 됐다.

호타준족에 안정된 수비력을 자랑하던 그도 세월에 영향을 받았다. 이택근은 "흔히 '세월 앞에 장사없다'고 하지 않나. 분명 '기량 저하'에 관한 말을 듣게 되는 나이가 됐다. 아직까지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어쨌든 프로 선수니까 핑계대지 않고 처한 상황을 냉정히 파악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름만으로 주전 자리를 확보할 수 없다는 걸 이택근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줄 생각은 없다. 이택근은 "팀에 좋은 자원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잘하면 경기에 나가게 될 것이다. 후배들과 똑같이 경쟁하고 같은 기회 속에서 내 능력을 증명하고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 일찌감치 몸을 만들고 있다. 예전에는 한 시즌을 초·중·후반으로 나누어 여유있게 준비하고 임했는데, 이제는 기회가 줄었으니 초반부터 스퍼트를 해야 한다. 다행히 현재 몸상태는 매우 좋다.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모습으로 내 자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쌍둥이와의 만남을 기다리며 이택근에게는 새로운 소망이 생겼다. 현역 연장의 꿈이다. 그는 "최소한 곧 태어날 아기들이 어느 정도 커서 아빠가 프로야구 선수라는 걸 알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 현역으로 남고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 의식을 갖고 스스로에게 냉정해져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