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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유승준 "부친 암까지, 가혹한 16년…2018년 꼭 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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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16년, 유승준이 2002년 한국 입국을 거절당한 후 지난 시간이다. 이제 그는 만 41세가 됐다.

2018년, 유승준의 '한국땅 밟기'에 대한 의지는 여전하다. 유승준의 핵심 3가지 주장은, ① 유승준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것이 병역기피의 목적이 아닌 미국 가족(할아버지)의 뜻을 따른 것. ② 입국금지가 유사 대상자 중 유승준에게만 지나치게 가혹하고 그 기한에 대한 명시가 없으며 반영구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점. ③유승준의 입국이 허용되어도, 국군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거나 청소년의 병역의무 기피 풍조를 낳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15년간 한국땅을 밟지 못하는 유승준의 사례가 '반면교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 등이다.

유승준이 LA총영사관을 대상으로 제기한 비자발급거부취소 소송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그는 1심과 항소심에서 패소했으나 이에 불복, 지난 3월 상고장을 제출했다. 유승준의 법률대리인 윤종수 변호사는 당시 스포츠조선에 "대법원에서는 법리적 판단을 새롭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라고 전한 바 있다. 재판 없이 서면으로 속행되는 대법원 심리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 근황을 알려주세요.

▶ 지난 10년 동안 제 일 때문에 가족들이 모두 중국에서 같이 생활했었는데, 올해 여름에는 미국 하와이로 이사 왔습니다. 저는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일하고 있고요. 첫째 아들이 벌써 초등학교 6학년이고 둘째가 2 학년입니다. 사실 부모님께서 LA 캘리포니아주에 계시는데, 제가 중국에서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가족과 너무 떨어져 있기 싫어서 당분간 중간 지점인 하와이로 거처를 옮겨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와이에 있을 때는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중국에서는 연예활동 및 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영화 제작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영화 제작사'YSJ Media Group China' 를 세워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해보는 사업이라서 시행착오도 많지만, 늘 배우는 자세로 중국 직원들과 협력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 두편의 인터넷 영화와 20부작 인터넷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출연하고 제작하는 프로젝트들이라, 꼼꼼히 준비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와 같이 해외에서 활동을 꿈꾸는 후배들을 돕고 양성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2018년 중순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 '(가제)원조대송'에 캐스팅되어 몸만 들기와 액션 연습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 한국행 염원 변함 없나요

▶ 2심 판결이후, 마음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힘도 많이 빠지고 지쳐버렸지요. 가망이 없어 보였습니다. 제가 너무 두서없이 막무가내였던 것은 아닌가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아버지를 법정에까지 서게 한 제가 아직까지 후회스럽고,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아버지께서 제 일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는지, 얼마전에 방광암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중국에 있었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요. 전화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죄송하다는 말씀만 반복하며 울었습니다. 불효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맘이 미어졌습니다.

제가 한국을 가야겠다는 의지 때문에 가족들도 부모님도 너무 힘들어 하셨습니다. 정말 죄송스럽고 다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아내와 가족들 모두 제가 받는 비난과 아픔을 똑같이 함께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간절한 마음으로 아직도 기대하고 있습니다.이 길 밖에 없는 것 같아서 이 길을 택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두 아이들이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줍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 입니다.

이제 내년 2월이면 제가 입국 금지를 당한지 만 16년째 되는 해입니다.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기회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국내 여론이 좋지 않습니다. 한국땅을 밟아도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 저는 한국에 아직도 빚이 많은 사람 입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셔도, 저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해 준 나라는 한국입니다. 지금은 퇴색되었지만 한국은 '아름다운 청년 유승준'이라는 이름을 있게 해준 고마운 나라. 그리고 어릴적 소년의 꿈을 이루게 해준 그리운 마음의 고향입니다.

주셨던 사랑이 많았던 것 만큼 실망과 허탈감도 많으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 저는 그분들 때문에 노력했고 그분들은 제 노래 때문에 힘을 얻었습니다.

비록 시간이 많이 지나고 이제 젊은 열정 넘치는 예전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제게 남은 작은 힘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 힘으로라도 노력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미 한국은 더 이상 제가 알고있던 곳이 아닙니다. 새로운 문화와 세대 , 새로운 유행과 언어. 저는 지금 아무것도 모릅니다. 하지만 간절한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적인 목적은 없습니다. 예전의 인기를 다시 얻기 원하는 기대도 없습니다.

제 잘못이었고 어리석었고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오해와 거짓으로 만들어진 편견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떨어져 있으면 마음도 멀어지기 때문일까요. 16년 이라는 세월이 가혹합니다. 2002년에 그때 막힌 견고한 벽은 왜 아직도 이렇게 높고단 단하게 보이는지, 정말 힘이 빠집니다. 저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질수는 있을까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한국땅을 밟는다면 그동안 있었던 오해와 편견들을 풀기위해 삶으로 보여드리려 합니다 .

- 한국땅을 못 밟은지 16년, 여전히 법정에는 수많은 팬들이 찾아옵니다. 그들에게 한마디

▶ 어떤 말로도 표현하지 못하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는 같이 나이 들어가는 인생의 친구와도 같은 가족과도 같은 여러분들께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아기가 걸어다니기 까지 3000번을 넘어지고서야 겨우 걷는 법을 배운다고 합니다. 저는 이미 어린 나이에 3000번 넘어졌다가 일어난 사람인데, 좌절하지 않습니다. 힘들고 낯선 땅에서 사는 법도 이제는 많이 배웠습니다. 힘들때면 잠시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질 때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더욱 힘차게 달려나갈 힘을 비축하는 제충전의 시간일 것 입니다. 20년 넘게 힘이 되어준 여러분께 이제는 제가 힘이 되어줄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 대중에게 하고 싶은 말

▶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회복을 구합니다. 기회를 구합니다. 오랫동안 이 말, 전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마음이 너무 어리고 약해서 이렇게 돌고 돌아서 왔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저는 솔직히 이미 만족합니다. 제 능력 밖이고 많이 부족하고 어눌했지만 여러분께 돌아가기 위해 마지막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