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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다른 e스포츠 종목에서 저지른 '부정행위', 제재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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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가 과거 특정 e스포츠 종목에서 제재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을 경우, 현재 그 선수가 플레이하는 다른 종목에서도 제재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답변이 이루어질 만한 사건이 발생해 눈길을 끈다.

해당 프로 선수는 KSV 노타이틀 소속 '벤츠' 김태효이며, 과거 종목은 블리자드 FPS 게임 '오버워치', 현재 종목은 펍지주식회사 배틀로얄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다.

OGN은 12월 15일 '배틀그라운드' 종목으로 열리는 총상금 2억 원 규모 'PUBG 서바이벌 시리즈 베타(이하 PSS 베타)' 개최를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총 35개 팀이 대결해 14개 팀을 선발하고 해외 6개 팀과 최종 우승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12월 16일부터 17일까지 오프라인 예선을 진행했고 내년 1월 14일 첫 경기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PSS 베타' 예선이 시작된 12월 16일,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가 '대리 게임 의혹'으로 논란이 됐다. KSV 노타이틀 소속 '벤츠' 김태효 선수다.

'벤츠' 김태효 선수는 12월 16일 개인 방송 페이지를 통해 과거 블리자드 FPS 게임 '오버워치'에서 '대리 게임'과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

김태효 선수는 사과문에서 "과거 프로에 걸맞지 않은 부적절한 말과 행동으로 시청자분들과 '오버워치' 선수, 팬 여러분께 큰 고통과 피해를 준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1년 전만 해도 다른 선수나 시청자분들이 어떤 마음과 기분일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당시 경솔하게 했던 말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효 선수는 "종목을 바꾸고 새로운 팀에 들어가서 회사와 코치진에 과거 잘못을 이야기했고 이에 따른 징계는 끝까지 달게 받겠다"며 "앞으로 회사 가르침과 방침에 따라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태효 선수는 "잘못을 봉사하는 의미에서 사회봉사를 열심히 하겠고 벌금 격으로 1천만 원을 기부하겠다"며 "이로써 제 잘못을 모두 만회할 수는 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겠고, 앞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면 지적해주시면 제가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쳐나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해 OGN은 12월 16일 KSV e스포츠에 사실관계 소명을 요청하고 12월 18일 KSV 팀으로부터 수신된 공문을 통해 내용을 확인했다. 12월 21일에는 펍지주식회사와 회의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유 및 협의했고, 12월 28일 KSV 팀 소명을 위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12월 29일에는 회의 후 결정된 제재 수위를 'PSS 베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할 계획이다.

'대리 게임'은 유저 자신이 직접 게임을 하지 않고 제삼자에게 개인 정보와 계정 정보를 공유해 게임 캐릭터를 육성하거나 게임 내 재화를 벌고, 랭크 등을 손쉽게 올리거나 얻는 행위다. 이러한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게임 서비스를 왜곡하므로 게임사에서는 '대리 게임'이 확인되는 유저는 계정을 영구 정지하는 강경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12일에는 이동섭 의원 외 9인이 전문대리게임업자가 행하는 게임 내 부당 영리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대리 게임 처벌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대리 게임'을 하거나 알선한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등 처벌을 내리는 법이다.

다른 사람이 대신 경기를 진행하는 '대리 게임'은 경기 승패를 본인 실력 여부와 관계없이 정하는 점에서 '승부 조작'과 맞먹는 중대한 부정행위다. 최근 '승부 조작'으로 몰락한 전 프로 선수가 무릎을 꿇고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공개 사과하며 용서를 구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유저 반응은 싸늘했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과거 '오버워치'에서 '대리 게임'과 '부적절한 말'을 했던 '벤츠' 김태효 선수는 공개 사과했지만 유저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부정행위'는 선수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는 서로 다른 e스포츠 종목이지만 유사한 '부정행위'가 일어날 수 있는 종목이다"라며 "12월 29일 발표될 제재 결과는 다른 e스포츠 종목에서 저지른 '부정행위'라도 이후 종목에서 제재할 수 있는 선례가 되므로 제재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