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군제대 후 복귀작인 '화유기' 첫 회에서 인상적인 캐릭터와 연기로 성공적인 복귀를 예고했다.
23일 tvN 드라마 '화유기' 첫화에서는 손오공(이승기)과 우마왕(차승원), 진선미(삼장, 오연서) 사이의 뒤얽힌 악연이 소개됐다.
손오공은 첫 등장부터 어린 진선미(갈소원)의 뒤통수를 치며 악인의 포스를 풀풀 풀겼다. 영리한 어린아이를 어르고 달래고 우마왕에 대한 공포심을 부추기고 마침내 속여 결국 '오행산'으로부터 해방되는 뻔뻔한 연기가 돋보였다. 막상 해방된 뒤엔 자신의 이름에 대한 기억을 지운 뒤 "언제든지 내 이름을 부르면 널 지켜줄게. 생각이 안 나겠지만"이라며 밉살스럽게 이죽거리는 모습이 볼만했다.
충분한 선행에도 불구하고 천계 복귀가 이뤄지지 않자 "삼장을 잡아먹겠다"며 스승이고 뭐고 주변 기물을 때려부수는 난폭함을 가졌으면서도 우마왕의 집에 머물며 장난스럽게 주고받는 합은 흡사 예능 프로그램을 연상시켰다. '강식당'과 '슈퍼스타K'를 비교하는 제작진의 센스가 돋보였다.
그런가하면 진선미에게 "늙은 진선미는 귀엽지 않고 보기 안쓰럽다"며 모욕감을 주면서도, 그녀를 쫓아다니며 도와주는 츤데레적인 측면도 보였다. 웃는 얼굴로 "널 잡아먹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향후 우마왕-진선미와의 대립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화유기'는 tvN이 '도깨비'-'하백의신부 2017'에 이어 올해 3번째로 방영한 '비인간 주인공 판타지'다. 공유와 이동욱이 출연한 '도깨비'는 압도적인 화제성과 시청률(20% 돌파)을 모두 잡으며 tvN 역대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는 반면, 남주혁과 공명의 '하백의신부'는 남주혁-신세경-공명-정수정 등 화려한 출연진에 비해 그 성과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친 작품으로 평가된다.
'화유기'의 미래는 어느 쪽일까. 적어도 '처키'를 연상시키는 공포연출과 차승원의 물오른 코믹연기 못지 않게 이승기 특유의 능청스럽게 의뭉을 떠는 연기도 훌륭했다. 그렇다면 이승기의 제대 후 첫행보는 비교적 성공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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