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배와 노수광의 억대 연봉이 의미있는 이유는 뭘까.
SK 와이번스의 연봉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윤희상 임준혁 신재웅 3명의 투수를 제외하고 전원 연봉 계약을 마쳤다. 야구 잘한만큼 많이 준다는 SK의 연봉 협상 철학에 맞게, 많은 선수들이 '대박'을 터뜨리며 기분 좋은 겨울을 맞이하게 됐다.
그 중 박정배와 노수광의 계약이 눈에 띈다. 박정배는 8000만원에서 75%가 오른 1억4000만원, 노수광은 6800만원에서 91.2% 오른 1억3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두 사람 모두 생애 첫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
박정배는 올시즌 61경기에 나서 5승3패16홀드7세이브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하며 SK 불펜을 이끌었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2005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래, 성실하고 꾸준한 투수로는 인정받았지만 확실한 임팩트가 없어 억대 연봉의 꿈을 꿔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기량으로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입증했다. 프로 14년 만에 처음으로 억대 연봉 대열에 올랐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 최근 FA 시장에서 베테랑들이 찬밥 신세인데, 열심히 하면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 박정배다.
노수광의 억대 연봉도 가치가 있다. 노수광은 시즌 도중 KIA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 돼왔다. 당시에는 KIA쪽에서 난리가 났다. 노수광을 주는 게 아깝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니 상황이 역전됐다. 노수광의 반대급부로 간 김민식이 KIA에서 너무 잘해서다. 상대적으로 노수광의 활약이 묻혔다. 하지만 노수광도 올해 131경기 타율 2할8푼5리 6홈런 39타점 72득점 16도루로 제 몫을 다했다. 72득점이 테이블세터로서 역할을 잘해냈다는 증거다. 거포 자원은 많지만, 반대로 마땅한 테이블세터 자원이 없는 SK이기에 올해 노수광이 활약이 중요했고, 내년에도 마찬가지다. 그 기대 심리가 이번 연봉 협상에 반영됐다.
첫 억대 연봉에 행복한 박정배와 노수광. 내년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면 억대 연봉을 넘어, 더 높은 곳을 향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