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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고전하는 KDB생명, 흑역사 경신 위기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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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로서 창피한 경기, 해서는 안되는 경기를 하고 말았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 김영주 감독이 지난 20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위비와의 경기에서 54대67로 진 뒤 남긴 코멘트다. 김 감독은 이날 선수들의 경기력에 매우 실망한 듯 했다. 실제로 리그 최하위로 떨어진 것을 떠나 경기장에서 보이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투지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드리블, 패스, 슛, 수비 등 모든 면에서 전혀 준비된 자세가 아니었다. 김 감독이 "프로로서 창피한 경기"였다고 혹평할 만 하다.

그러나 KDB생명의 이런 모습이 어제오늘일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계속 이런 식의 경기를 하다가는 자칫 팀 창단 후 최악의 흑역사를 쓸 위기감마저 든다. 지난 2010~2011시즌에 팀의 전신인 금호생명 레드윙스에서 KDB생명 위너스로 간판을 바꾼 이후 역대 최저 승률을 갈아치우게 될 수도 있기 때문.

2010~2011시즌 정규리그 3위, 2011~2012시즌 정규리그 2위를 기록했던 KDB생명은 2012~2013시즌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후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 가운데 최악의 시즌은 2014~2015시즌이었다. 당시 KDB생명은 정규리그 35경기에서 단 6승(29패)밖에 올리지 못하며 승률 1할7푼1리에 그쳤다. 2010~2011시즌 우리은행(5승30패, 승률 0.143)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승률이었다.

그런데 이때의 모습이 다시 재현될 분위기다. 20일 현재 KDB생명은 16경기를 치러 4승12패로 승률 2할5푼을 기록 중이다. 3라운드까지 4승을 올렸는데, 경기력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라 나머지 4~7라운드 20경기에서 몇 승을 추가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간판이던 이경은마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터라 위기에서 팀을 이끌어갈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베테랑 한채진이 홀로 버티고 있지만,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 외국인 선수 서덜랜드-블랙의 조합도 경쟁력이 확연히 떨어진다. 결국 시즌 잔여경기에서 이렇다 할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면 점점 무기력한 경기를 반복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우리은행전 패배 후 "나를 비롯해 선수 모두 각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 번 맞는 말이지만, 실행이 안되면 소용이 없다. 과연 KDB생명은 '각성'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