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한 번 리플레이 해 보자.
21일 원주에서 열린 DB와 삼성의 경기.
흥미로운 매치업이었다. 페이스가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DB는 여전히 활동력이 넘치는 팀이다. 삼성은 라틀리프가 없지만, 강한 압박 수비와 효율적 공격으로 짧은 시간 팀 체질 변화에 성공했다.
삼성은 2연승 중이었다. 이런 기세가 계속 이어졌다.
DB는 3쿼터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4쿼터 초반 디온테 버튼과 두경민을 앞세워 연속 8득점. 62-53, 9점 차로 리드, 경기가 DB와 완전히 기우는 듯 했다.
그런데, 삼성은 승부처에서 구축한 팀컬러를 유감없이 보였다.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예봉을 차단했고, 커밍스, 문태영의 효율적 미스매치 1대1 공격으로 추격했다. 결국 다시 역전.
4쿼터 1분58초를 남기고 김동욱의 3점포, 그리고 두경민의 카운터 3점포가 잇따라 터졌다. 흥미진진했다. 72-70, DB의 리드였지만 승패는 예측할 수 없었다.
이때 강력한 변수가 등장했다.
커밍스가 골밑 돌파하는 순간, 버튼이 예리하게 스틸했다. 공을 놓친 커밍스는 점프를 하면서 다리를 크게 벌렸다. 커밍스의 오른 다리에 옆에 있던 김주성의 하복부를 강타했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이후, 커밍스에게 언스포츠맨 라이크 파울을 선언했다. 과도한 몸동작이었다는 의미. 커밍스는 5반칙 퇴장을 당했다.
DB는 자유투 2개를 넣은 뒤, 버튼의 미드 레인지 점퍼로 연속 4득점.
과연 이 장면이 언스포츠맨 라이크 파울을 주는 게 맞는 지 의문이다. 커밍스가 분명, 공을 놓치는 과정에서 몸동작을 크게 하긴 했다. 하지만 고의성을 가졌다고 보긴 힘들다. 백번 양보해서 커밍스의 파울을 불 수 있지만, 언스포츠맨 라이크 파울은 과도했다. 휘슬이 승패에 직접적 영향을 줬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삼성은 김태술의 득점으로 다시 추격 모드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때 홀의 공격자 파울이 불렸다. 홀이 자리다툼 과정에서 팔을 과도하게 썼다는 해석이다.
로 포스트에서 홀과 두경민이 미스매치가 만들어진 상황. 김태술은 곧바로 롱 패스를 건넸다. 이 과정에서 홀은 림을 향해 이동했고, 두경민과 접촉이 있었다. 그런데, 장면을 다시 돌려봐도 홀이 팔을 밀었다는 해석은 과도했다. 자리잡는 과정에서 생긴 '접촉'이었다. 결국 여기에서 삼성의 추격 흐름은 완전히 끊어졌다.
올 시즌 어이없는 오심과 함께 홈콜 때문에 논란이 많은 상황이다. DB의 홈 경기. 경기 막판 숨막히는 승부처에서 애매한 파울 2개가 연달아 불렸다. 흥미로웠던 경기가 너무나 찜찜해졌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