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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인' 文대통령, 3가지 희망과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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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너무 분주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 중앙 언론사 편집국장단이나 정치부장단을 따로 만나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만난 언론은 체육기자단이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쪼개 전용열차 편으로 개통을 앞둔 경강선에 올랐고, 열차 안에서 평창을 매개로 선발된 시민들과 도시락 오찬을 나눴다. 객실을 옮겨 평창올림픽을 현장에서 직접 다루는 언론사 체육부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연말은 만인이 바쁠 때다. 대통령은 말 할 것도 없다. 가뜩이나 한반도 상황은 긴박하다. 평창 성공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굳은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미 군사훈련 연기를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미국의 평창올림픽 공식 언론사 NBC 기자와의 인터뷰 자리에서였다. 이야기 한 형식과 공간적 의미가 남달랐다. 북한을 향해 '평창으로 오라'는 지속적 메시지를 상징적인 방법으로 전한 셈이다. 듣고도 무시하는 동토의 침묵이 답답할 터. 하지만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의 실천은 계속 이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올인'. 그 뜨거운 숨결이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기우의 얼음장벽을 녹일까.

평창올림픽을 향한 문 대통령의 희망은 크게 세가지다. 북한 참여 '평화올림픽', 국민 참여 '힐링올림픽', 기업 참여 '흑자올림픽'이다. 이 세가지 희망의 완성은 바로 올림픽 성공을 의미한다. 개막을 50일을 남긴 시점. 과연 문재인 대통령 희망과제 3가지는 얼마만큼 진척되고 있을까.

▶북한 참여 '평화 올림픽'

"(북한 참가를)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꼬인 한반도 상황의 돌파구이자 전기로 평창 올림픽을 생각하고 있다. 스포츠의 역할이 원래 그렇다. 전쟁 중에도 무기를 버리고 참가하는 게 지구촌 평화축제, 올림픽 아니던가. 평창 올림픽은 대답 없는 북한과의 해빙 모드를 열어갈 핵심 열쇠다. 단지 올림픽 기간 중 북한 도발이 없을 것이란 확신을 주는 소극적 개념이 아니다. 평창에 이어 올림픽을 개최하는 동북아 핵심 일본(2020년 도쿄올림픽)과 중국(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동북아 '평화 올림픽'의 거대 프레임 안에 포함시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방중 당시 "평창과 베이징 조직위 간 협력을 위한 MOU도 맺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참가는 문재인 정부 최대 국제 행사인 올림픽 성공개최와 더불어 한반도 평화정착이란 두 마리 토끼 사냥의 출발점이다. 문 대통령은 "국제올림픽위원회, 패럴림픽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양 위원회가 북한 참가를 지속적으로 권유하고 있으며 북한의 참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요청한 대로 한미 군사훈련이 연기되고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온다면 올림픽 참가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국민 참여 '힐링 올림픽'

"(평창올림픽이) 치유와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 속에 국민 대다수는 창피함을 느꼈다. 체육발 적폐가 속속 드러나며 평창 올림픽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무관심이 흘렀다.

국민이 올림픽을 통해 힐링을 얻기 위해서는 직·간접적 참여가 필수다. 남 일 아닌 나와 우리의 행사란 관심이 있어야 한다.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 문 대통령이 열 일 제쳐놓고 언론사 체육기자단을 만난 이유다.

국민 관심을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방법은 한국선수들의 금메달 획득이다. 간접적인 방법은 자부심 고양이다. 국격을 높이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쪼그라들었던 자존감이 다시 부풀어 오른다.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은 "EU의 16명을 포함, 전 세계 43명의 정상급 인사가 올림픽 기간 중 방한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역대 최다 참가국이었던 소치 대회(89개국)를 넘는 90개국 이상이 참가하는 가장 큰 규모의 대회가 될 것"이라며 성공 개최를 확신했다. 이어 "평창올림픽 티켓 판매가 이번주에 60%를 돌파할 예정인데, 최종적으로는 만석 달성의 가능성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기업 참여 '흑자 올림픽'

"수지 균형은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올림픽 개최 효과는 국가의 발전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국가 위상을 높이고 사회간접자본 확충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중복 투자와 잉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꼼꼼한 사후관리가 필수다. 빚 내서 치른 잔치 여파로 집안살림이 뿌리 채 흔들릴 수도 있다. 최대한 수지 타산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출범 당시 3000억 원 정도의 적자를 예상했다. 하지만 국고지원을 늘리고 기업 후원금이 목표 이상으로 모이면서 지금은 적자 걱정은 덜었다"고 설명했다. 이희범 위원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기업과 금융권 등의 협찬 속에 5차 재정계획에서는 균형재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흑자올림픽을 향한 변곡점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