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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신분 마쓰자카-이치로,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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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일본야구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우완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37)와 스즈키 이치로(44). 여러가지 설명이 사족이 될 수도 있는 '레전드'다. 둘은 2006년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우승의 주역이다. 마쓰자카는 세이브 라이온즈 소속이던 2006년 대회에 이어, 보스턴 레드삭스에 적을 두고 있던 2009년 2회 대회 MVP를 차지했다.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치로는 그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세우고, 10년 연속 200안타를 때렸다. 아시아야구를 바라보는 메이저리그의 시선을 바꿔 놓았다. '괴물'로 불렸던 마쓰자카, '타격 천재'라는 별명이 자연스러웠던 이치로. 하지만 2017년 겨울, 이들의 명성은 어디까지나 '과거형'이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방출된 마쓰자카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밀려난 이치로는 현재 무적 신분이다.

마쓰자카는 2015년 일본에 복귀해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3년간 1군 경기 1게임, 1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18.00. 마쓰자카는 소프트뱅크의 은퇴 후 코치직 제의를 뿌리치고,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평균 연봉 4억엔을 받았는데, 2000만엔으로 낮춰 새 팀을 찾는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마쓰자카가 최전성기를 보낸 '친정팀' 세이부 라이온즈가 고개를 가로저은 가운데, 일본 언론은 주니치 드래곤즈가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니치는 재기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아무리 이름값이 커도 프로는 실력이고, 냉정하다. 주니치 관계자는 "활용할 수 없는 선수는 필요없다"고 했다.

마쓰자카가 주니치 유니폼을 입는다고 해도, 일본 프로야구 1군 최저 연봉 1500만엔(약 1억4500만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시절 평균연봉(867만달러·약 94억원), 소프트뱅크 시절 평균연봉 4억엔(약 38억6000만원)에 비하면, 초라한 '몸값'이다. 그러나 마쓰자카에게 지금 자존심보다 더 중요한 게 기회다.

매시즌, 매경기, 안타를 쏟아내던 이치로도 시간의 벽을 마주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노쇠 기미를 보이면서 백업 외야수, 대타 요원으로 역할이 크게 줄었다. 올시즌에는 13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5리, 50안타, 3홈런, 19득점, 20타점, 1도루에 그쳤다. 이치로는 잔류를 원했으나, 팀 리빌딩과 선수단 연봉 감량에 나선 마이애미는 내년 연봉 200만달러, 구단 옵션을 포기하고 그를 내보냈다.

50세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고 했던 이치로는 새 팀을 찾고 있다. 쓰임새가 줄어든 그에게 손을 내미는 팀이 있을까.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3080안타를 기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