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태리(27)가 "'1987'과 촛불시위를 겪으면서 신념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휴먼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에서 87학번 대학 신입생 연희를 연기한 김태리. 그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무고한 한 젊은이의 죽음을 접했던 모두가 용기 있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충실했던 이들의 행동이 연쇄적으로 사슬처럼 맞물리면서 거대한 파동을 만든 1987년 6월.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었던 6월 민주항쟁을 한국영화 최초로 다룬 작품 '1987'은 첩보 액션 영화 '강철비'(양우석 감독,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제작), 판타지 액션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1', 김용화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에 이어 올해 12월 빅3 블록버스터로 관객에게 선보이게 됐다.
무엇보다 '1987'은 지난해 개봉한 '아가씨'(박찬욱 감독)를 통해 충무로 최고의 발견으로 떠오른 신예 김태리의 두 번째 작품으로 많은 기대를 받는 작품. 실존 인물을 그대로 옮겨낸 '1987'에서 유일하게 가상의 인물 연희를 연기한 김태리는 권력의 부당함을 잘 알지만 어느덧 상식처럼 돼버린 침묵에 동조하는 보편적인 시민을 완벽히 소화하며 감정을 끌어올린다.
또한 난생처음 시위대에 휘말려 맞닥뜨린 잘생긴 대학교 선배 역의 강동원과 예상치 못한 풋풋한 로맨스도 김태리 특유의 매력으로 적절하게 버무려 '1987'의 재미를 상승시킨다.
인터뷰에서 김태리는 "촛불시위도 그렇고 '1987'도 지나오면서 생각이 많이 바꼈다. '나만 잘살면 돼'라는 생각이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모두가 더불어 잘 살기 위해서는 나 하나부터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촛불시위 때는 광화문에 나온 사람들을 보면서 슬펐다. 이 사람들이 주말에 데이트를 할 시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뒤로 하고 광화문에 나와 한 목소리를 내지 않나. 그런 상황이 너무 슬펐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제작기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다큐멘터리에서 나레이션을 했었는데 이렇게 많은, 좋은 선배들이 나오는구나 싶었다.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한 명이 됐구나!' 싶었다. 또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의미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그리고 강동원, 설경구, 여진구가 가세했고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카멜리아'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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