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내 가슴, 어디에 있나구요?"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 엠버가 데뷔 이래로 한결같이 받아온 악플에 그녀만의 방식으로 대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엠버는 최근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저에게 붙는 악플은 지난 7~8년간 한결같다. '문신 있는 여자는 피해라', '가슴은 어디 갔나', '엠버가 아니라 맨버(영어로 남성을 뜻하는 Man과 엠버 이름을 혼합) 아니냐' 등 수년간 성희롱 섞인 외모 관련 악플을 받아왔다"고 운을 뗐다.
BBC가 엠버를 주목한 이유는 일반적 아이돌이 악플에 대처하는 모습과 확연히 달랐기 때문. '강력 법적 대응'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악플에 대처하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배포하고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엠버는 'Where's My Chest? (내 가슴은 어디 갔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6개월에 걸쳐 만들고 여성 아이돌 또는 연예인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을 깨려고 노력했다.
영상 속에서 엠버는 남사친 브라이스와 가슴을 찾으러 길을 나섰다. 둘은 이웃이나 일반인에게 가슴에 대해 묻기도 하고, 자신의 영상에 달린 악플을 언급하며 되묻는다. 엠버가 지난 10월에 공개한 이 영상은 (16일 기준) 조회수 20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만3천여개가 넘는 댓글도 달렸다. 악플도 여전하지만 긍정적인 그녀를 사랑한다는 응원글이 더 많이 달리고 있다.
엠버는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여성 가슴 사이즈는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머리는 긴 머리가 좋지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며 "그런 편견을 부수고 싶어서 영상을 기획할 때 많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로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SNL' 등 프로그램에서 긴 머리 가발을 쓰고 치마를 입기도 했다는 것. 엠버는 "콩트였지만 (여성스럽게) 하라고 해서 하면 다시 또 예전 모습이 좋다고들 하더라"며 "이런 노력이 되풀이되면서 제 자신이 불편했던 건 물론이고 나중에는 스스로가 너무 싫어지기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엠버는 영상을 만들고 바뀐 점에 대해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악플을 하나하나 읽는데 마치 제 무덤을 파는 것 같았다. 모르는 사람들이 내가 못생겼다거나 이상하다는 글을 수천 개나 써놓았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친구들한테 대신 읽어달라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공감이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다"며 "댓글 중에 '나도 가슴이 작아요', '엠버, 당신이 나의 가슴을 찾아줬어요' 등이 있었다. 이런 걸 보며 뿌듯했다. 제가 기획하고 말하려고 했던 바가 잘 전달된 것 같았다. 제가 제기한 문제들이 여러 사람이 겪는 문제고 그 문제를 겪는 이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 이런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다는 게 좋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엠버는 "국가불문하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잔인하다. 외모나 기타 가지지 못한 다른 것을 기준으로 사람을 끊임없이 판단하고 그것을 요구한다"며 "이건 너무 잘못됐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돕고, 격려하고, 비판을 해도 건설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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