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배우 정우성'이 아닌 '난민대사 정우성'이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만났다.
정우성은 1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 UN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 최근 방문한 로힝야 난민촌의 실상을 '보도'했다. 작품 홍보를 위한 출연이 아닌, 모두가 알아야 할 참상을 소개하는 진지함에 손석희마저 감복했다.
이날 정우성은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한 계기에 대해 "지난 11월 UN난민기구 대표가 방한을 했을 때, 식사자리가 있었는데 로힝야 난민촌의 참혹한 실상에 대해 들었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며 "그곳의 여성 대부분이 강간을 당했고, 아이의 대부분이 부모의 죽음을 목격했다. 부모의 대부분은 아이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20년전 르완다 대학살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나 라도 빨리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손석희와 함께 VCR을 지켜보며 남편의 죽음을 이겨내고, 고향에서 살아가다가 사위의 죽음까지 겪은 후 결국 세 딸과 함께 미얀마에서 난민촌으로 넘어 온 여성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또 다른 난민은 남편의 총살을 목격한 임신 7개월의 여성. 정우성은 "남편의 죽음을 이야기 하면서도, 매우 무미건조하게 이야기하더라"며 "마치 자신의 현실이 아닌것처럼 현실을 도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정우성은 담담하게 난민촌의 암담하고 충격적인 현실을 전했고, '영화 이야기'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손석희는 조심히 말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친선대사'라고 하면 '이름만 걸어놓은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던것도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오늘부터 그 생각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우성은 "그런 오해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 1년에 한번씩 자발적으로 '어디를 가야할까'라고 고민한다. 그리고 난민촌을 방문을 하면 할수록 '내가 왜 이 곳에 찾아와야 하는가'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받는다. 난민촌에서 활동중인 난민기구 종사자들을 보며 느낀 존경심도 크다"고 말했다.
손석희는 영화 '강철비'의 개봉을 앞둔 정우성을 위해 영화에 관한 질문을 했지만 정우성은 "'뉴스룸'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고, 손석희는 "로힝야족을 방문하고 돌아오신 이야기를 예상했던 것 보다도 훨씬 구체적으로 말씀주셔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에 정우성은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참혹함을 몇마디 말로 다 옮길 수 없다"며 "끝도 없는 난민촌 행렬, 식수와 전기도 없으며 의료와 교육도 없다. 그런 모습을 보고나면 내가 이곳 ('뉴스룸')에서 몇마디 하는 것으로 그들의 아픔을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이어 "'왜 우리가 난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라고 하신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도 전쟁과 분단을 겪었고, 실향과 난민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있는 민족이다. 시민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그들에게는 국제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