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손수현의 이유 있는 스타일 온도 차.
2017년의 끝자락, 배우 손수현이 두 가지의 다른 얼굴로 대중을 찾았다. 하나는 영화 '돌아온다' 속 여름의 촉촉한 감성을 가득 품은 얼굴로, 또 하나는 tvN 월화극 '막돼먹은 영애씨 16' 속 씩씩하고 발랄한 얼굴로 말이다. 다른 느낌을 풍기는 두 얼굴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해 동시에 살펴보고 있으니, 묘하게 비교하는 재미가 생겨버린다. 손수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아마 깨끗하고 청순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한때 쇼핑몰 모델을 했을 정도로 감각적인 데일리룩 또한. 여기에 살짝 웃을 때 더해지는 러블리함까지. 그러나 20대를 다 보낸 지금 손수현의 얼굴에는 더욱 짙은 감성이 묻었다. 이는 영화 '돌아온다'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돌아온다'는 아무도 찾지 않을 것 같은 외딴곳에 있는 평범한 막걸릿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손수현은 그리움에 목말라 있던 손님들 사이로 우연히 등장한 비밀스러운 여인 주영으로 등장한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구김살이 없는 여자이며 조용하게 점차 자신의 감정을 다 꺼내 보이는 인물이다.
손수현은 캐릭터에 걸맞게 짧은 팔의 티셔츠에 끝을 살짝 말아 올린 청바지, 백팩 등 수수한 차림을 선보이는데, 여름을 배경으로 한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도 주영이라는 캐릭터와 어우러지며 잔잔하지만 힘 있는 방식으로 관객의 감성을 건드린다. 확실히 이 영화에서는 손수현만이 가진 특유의 맑은 얼굴에 제대로 취할 수 있다. 데뷔 초의 풋풋하고 발랄한 모습이 다시금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7년만에 숏컷으로 변신한 모습은 어떨까.
손수현은 7년간 긴 머리를 유지했다. 데뷔 초보다 점차 보이시한 스타일로 변신을 거듭하던 그는 아주 자신만만하게 단발보다 더욱 짧은, 숏컷 스타일로 '막돼먹은 영애씨 16'의 제작발표회를 찾았다. 여전히 청순하고 귀여웠지만, 어딘지 모르게 결연한 다짐이 느껴지기도 한다.
손수현은 '막돼먹은 영애씨 16'에서 작가 이규한의 '규생규사' 어시스턴트. 충성심만 봐서는 쓰리스타장군을 모시는 이등병 수준인 손수현 역을 맡았다. 그간 손수현이 작품을 통해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다르게 엉뚱하고 발랄하면서 또한 억척스러운 캐릭터다. 손수현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아 이런 것도 할 줄 아는구나"라는 인상을 주고 싶다고 연기 변신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숏커트로 발랄함을 보여주고 싶다"고 머리를 자른 이유에 대해 덧붙이기도 했다.
변신은 꽤 성공적이다. 손수현은 이날 현장의 사진과 함께 "저 오늘 아빠 양복이 하나 예쁜 게 있길래 훔쳐 입고 영애씨 결혼발표회 다녀왔습니다. 열심히 준비하구 있어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손수현이 아빠 양복이라고 이름 붙인 이 날의 오버사이즈 핏 브라운 재킷과 팬츠는 짧은 머리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마냥 예쁘다고만 표현하기엔 더욱 차분하고 단단하면서 본인만의 개성이 살아있는 스타일이다.
손수현은 셀럽스픽의 웹 리얼리티 '여배우 다이어리'를 통해 대중에게 좋은 배우로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여배우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런 의미에서 손수현의 헤어 변신은 머리 길이의 변화 폭만큼이나 더욱 성장한 연기 기대하게 하며, 올해를 마무리하는 이 두 작품과 더불어 '좋은 배우' 그리고 '좋은 사람'으로서의 놀라운 앞으로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영화 '돌아온다'와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16' 모두 절찬 상영 및 방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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