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가 더 게임 어워즈 2017에서 '최고 멀티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같은 장르인 포트나이트는 북미에서 강세를 보이며 동시 접속자 수 130만 명을 돌파했다. 중국에서 텐센트가 배틀로얄 장르의 신작게임을 개발중이다. MMORPG의 유저층이 여전히 두텁지만 이쯤되면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에 배틀로얄을 언급해도 무리가 아니다.
CS:GO, 레인보우식스 시즈 등 네임드 게임이 존재하던 슈팅 장르에서 배틀로얄 장르는 어떻게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을까.
1. 독특한 게임 진행 속도
배틀로얄 장르의 특징은 많은 인원이 함께 진행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매칭이 빠르단 점이다. 경기 초반에 제압당해도 바로 다음 매칭에 입장할 수 있어 텐션을 유지할 수 있다.
매칭이 길어지거나 승패가 기울어진 경기를 그만둘 수 없는 시간은 고통스럽다. 배틀로얄 장르는 패널티 없는 빠른 재시작으로 유저에게 게임을 진행하고, 포기할 수 있는 선택지의 자유를 선사했다.
CS:GO, 레인보우 식스, 배틀필드 등의 FPS는 적을 섬멸하거나, 폭탄을 설치하는 작업에 제한 시간이 정해져있다. 한정된 시간 속에 적과 대치하며 느끼는 특유의 긴장감은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배틀로얄 장르의 긴장감은 사뭇 다르다. 넓은 규모의 맵에서 1-4명 정도 작은 규모의 팀으로 움직이다 보니 전략을 구상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 전략이 주를 이루고 피지컬 요소가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전투는 기존 FPS보다 AOS장르에 가까운 양상을 보여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 낮은 팀플레이 부담감
성공적인 팀플레이는 개인이 만든 슈퍼플레이와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잘 짜인 팀워크는 팀원 간 협동심을 기르고,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톱니바퀴 하나만 어긋나도 돌아가지 않는 시계처럼 무작위로 구성된 유저들과 함께 완성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승리만큼 어렵다. 게임 숙련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승리의 주역과 패배의 원인으로 나뉘어 소위 '정치'라 불리는 다툼도 발생한다.
팀플레이에 맞지 않는 캐릭터를 고집하는 '**충' 유저부터 고의적으로 패배하는 유저까지 피의자에 비해 피해자가 많다는 점은 팀플레이 게임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다. 팀전으로 느낀 유대감도 있지만 문제점을 모두 안고 게임을 진행하기엔 부담이 크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게임으로 도리어 피곤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그에 반해 배틀 로열 장르는 팀플레이에 대한 부담감이 다른 게임에 비해 덜하다. 팀원 간 피드백을 나눌 충분한 시간과 짧은 매칭시간으로 패배하더라도 부담 없이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3. 다양한 승리 전략의 존재
배틀로얄 장르의 승리 방법은 다양하다. 몇 명 이상 제압하거나, 특정 아이템을 갖춰야하는 조건이 없어 방법이야 어떻든 최종 승자는 마지막까지 생존한 유저다.
최종 목표가 단순한 만큼 승리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뛰어난 동체시력과 장비로 유저들을 학살하는 '여포 메타', 수풀 속에 몸을 숨겨 1킬, 심지어 0킬로 우승하는 '간디 메타' 등 기존 FPS 장르에서 불가능했던 '버티기' 메타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다양한 메타는 높은 피지컬을 요구했던 FPS 장르에 두뇌 플레이를 도입해 높은 진입장벽을 한 단계 낮추는 계기가 됐다.
배틀로얄 장르의 인기는 팀플레이를 강요받아 지친 유저들과 모바일 게임으로 빠른 게임 진행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배틀 로열 장르는 기존 FPS 장르의 특징뿐만 아니라, AOS의 전략성, 모바일 게임의 캐주얼함을 접목시킨 차세대 장르로 흥행 중이다.
게임인사이트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