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즈음이다. 이 무렵엔 가는 세월을 침잠하며 새로운 원기충전을 위한 여정을 꾸리는 것도 괜찮을 테마다. 황홀한 낙조와 겨울 미식거리가 풍성한 서해바다는 어떠한가. 겨울바다가 담아내는 서정적이고도 낭만적인 길을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걷자면 절로 여유와 매력이 느껴진다. 마침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2월의 걷기 좋은 여행길로 변산마실길, 삽시도 둘레길 등 서해를 테마로 한 10곳을 선정하였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1. 강화나들길 11코스(석모도 바람길-보문사 가는 길) <인천 강화군>
수도권 지역에서 낭만의 겨울 바다를 떠올리자면 단연 강화도를 꼽을 수 있다. 강화도는 아름다운 낙조는 물론 다양한 전통문화유산이 자리하고 있어서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더불어 강화도에는 운치 있는 걷기길이 펼쳐져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서해 '강화나들길'이다. 이 길은 강화도의 유구한 역사와 수려한 자연을 노래하며 걷는 총 20개 코스, 310.5km의 걷기길을 아우르고 있다. 이 중 석모도에는 '석모도 바람길(11코스)'과 '상주해안길(19코스)'가 있다. '석모도 바람길'은 올 초까지 강화도를 오가기 위한 유일한 뱃길의 여객터미널이 있던 석포리선착장에서 시작해 보문사까지 걷는 코스로, 넓게 펼쳐진 갯벌과 석포리의 들판이 여행자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코스경로 : 석모도선착장~매음리선착장~어류정항~민머루해변~어류정수문~보문사(총 16km, 5시간 소요, 난이도 쉬움)
◇문의 : (사)강화나들길 (032)934-1906
2. 해안누리길 인천 삼형제섬길 (인천 옹진군)
삼형제길은 인천 영종도 삼목항에서 배를 타고 가는 신도, 시도, 모도를 이르는 말이다. 방조제를 따라 조성된 겨울 해당화 길도 곱다. 꽃은 떨어졌지만, 꽃만큼 어여쁜 해당화 열매가 반긴다. 총 9.5km의 코스로 낙엽이 수북이 쌓인 신도의 구봉산 둘레길, 시도의 방조제를 따라 난 해안선과 소나무숲 길, 시도, 모도를 잇는 다리를 건너 모도의 황금벌판까지 곳곳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코스경로 : 신도선착장~구봉산~신시도 연도교~해당화꽃길~수기해변~전망대~노루메기선착장~신시도 연도교~모도리 소공원(총 9.5km, 4시간 소요, 난이도 보통)
◇문의 : 한국해양재단 사업팀 (02-741-5278)
3. 무의바다 누리길 01코스 (인천 중구)
한해를 마감하는 즈음엔 유독 여행의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일상을 떠난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작은 배낭을 메고 가볼 만한 곳이 인천공항에서 멀지 않은 작은 섬 무의도(舞衣島)다. 그야말로 훌쩍 떠날 수 있는 곳이다. 무의도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이지만, 서울에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1시간 반이면 당도해 한나절 걷기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코스경로 : 소무의 인도교길~마주보는 길~떼무리 길~부처깨미 길~몽여해변 길~명사의 해변 길~해녀섬 길~키 작은 소나무 길(총 2.5km, 1시간 30분소요, 난이도 보통)
◇문의 : 인천광역시 중구청 관광마케팅팀 (032)760-6492
4. 해안누리길 황금해안길 (경기 화성시)
황금해안길은 낙조로 유명한 궁평항을 시작으로 천여 그루의 해송이 자리한 궁평유원지, 차라리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해안철책길, 어촌체험으로 유명한 백미리 어촌체험마을까지 이어진 다. 이 길은 해양수산부에서 선정한 전국의 52개 걷기 좋은 바닷길 중 하나로 해안누리길에 선정되었다. 해안누리길은 인위적인 보행길 조성이 아닌 자연적으로 형성되거나 이미 개발된 바닷가 길이다. 황금해안길은 이 같은 특징이 잘 드러난 바닷길로 드넓은 갯벌과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길 본연의 멋을 느낄 수가 있다.
◇코스경로 : 궁평리어촌체험마을~궁평리 해수욕장~궁평리 해송숲~밸미~굴통뿌리~감투섬~백미리어촌체험마을(총 5km, 1시간 40분소요, 난이도 쉬움)
◇문의 : 한국해양재단 (02)741-5278
5. 삽시도 둘레길 (충남 보령시)
충남 보령 삽시도둘레길은 5km에 걸쳐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을 수 있는 멋진 숲길이다. 길이는 5km에 불과하지만 선착장에서 둘레길 입구까지 가는 섬마을 길을 잘 선택하면 뜻밖의 즐거운 섬마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고즈넉한 숲길에서 만나는 삽시도의 부속섬 면삽지는 통영의 소매물도 등대섬을 연상케 하는 특별한 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물때에 따라 북쪽과 남쪽의 선착장을 번갈아가며 접안하는 삽시도 배편은 하루 세 번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을 오간다.
◇코스경로 : 금송사(밤섬 해수욕장)~황금곰솔~물망터~면삽지~진너머 해수욕장(총 5km, 2시간 40분소요, 난이도 보통)
◇문의 : 보령시청 해양정책과 (041)930-9394
6. 태안 해변길 06코스 샛별길 (충남 태안군)
태안해안국립공원은 리아스식 해안과 독특한 해양생태계를 간직한 해상공원이다. 우리나라 서해를 대표하는 트레일 중 하나인 태안해변길은 원유 유출 사고로 침체된 태안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속적인 탐방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태안반도 최북단의 학암포에서 최남단의 영목항까지 120㎞가 이어지는데, 각 지역 특징에 따라서 바라길, 솔모랫길, 노을길, 바람길 등 7개 코스로 구분된다. 그중 샛별길은 인적이 뜸해서 호젓하게 걸으며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적당한 길이다.
◇코스경로 : 꽃지해변~리솜리조트 곰솔림~병술만~샛별해변~황포항(총 13km, 4시간 소요, 난이도 보통)
◇문의 :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 (041)672-9737~8
7. 새만금 바람길 (전북 김제시)
전북 김제는 그야말로 황금들녘 지평선을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고장이다. 김제에서는 너른 들녘이 만경강과 만나는 곳에 외줄기로 이어지는 길을 냈다. 만경강의 제방길, 서해를 지키던 초병들이 다니던 오솔길, 갈대숲을 지나는 갯벌길, 봉수대로 오르던 산길 등을 이었다. 바람을 맞으며 걷는 길에서는 노을이 아름다운 절집도 만나고, 옛날의 영광은 저 편에 갈무리한 작은 포구도 만난다. 봉홧불 오르던 봉수대를 내려가면 바다가 육지로 변한 상전벽해의 현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코스경로 : 진봉면사무소~진봉방조제~망해사~심포항~봉화산봉수대~거전리~심포항(총 10㎞, 2시간 30분소요, 난이도 보통)
◇문의 : 김제시청 환경과 (063)540-3331
8. 변산마실길 05코스 모항갯벌 체험길 (전북 부안군)
부안 변산은 예로부터 물산이 풍부하고 은자가 살만하다 하여 하늘이 내린 땅, 기근과 병란이 없는 십승지지, 조선 8경 중 하나로도 불리던 명당이다. 또한 변산삼락'(邊山三樂), 즉 맛, 풍경, 이야기 등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는 말처럼 변산은 풍요로운 여행지다. 오늘날에는 변산마실길을 넣어 '변산사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멋진 해안길도 조성해두었다. 변산마실길은 총 8개 코스로 약 66㎞ 이어지며 변산 해안의 절경을 두루 아우르고 있다. 특히 5코스는 변산의 아담한 항구 모항으로 가는 길이다. 특별히 유명한 경승지는 없지만, 해안 풍광이 소박하고 호젓한 길이 모항까지 이어진다.
◇코스경로 : 솔섬~샹그릴라 펜션단지~산림휴양림~모항해수욕장~모항갯벌체험장(총 6km, 1시간 30분소요, 난이도 보통)
◇문의 : 부안군청 친환경축산과 (063)580-4442
9. 고하도 용오름길 (전남 목포시)
전남 목포시 고하도 용오름길은 고하도복지회관 바로 전에 있는 주차장부터 고하도 용머리까지 약 2.8km를 왕복하는 5.6km 코스다. 해발 고도 약 3m에서 시작해서 최고 약 79m 정도 되는 산 능선길이 이어진다. 걷는 동안 시야가 트이는 곳을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데, 유달산과 목포항, 삼학도, 목포대교, 앞으로 걸어야할 용처럼 길게 뻗은 고하도의 모습까지, 항구 도시 목포를 실컷 느낄 수가 있다. 특히 해질녘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코스경로 : 이충무공유적지~탕건바위~말바우~뫼막개~국기봉~용머리쉼터~국기봉~뫼막개~말바우~탕건바위~이충무공유적지(총 5.6km, 2시간 30분소요, 난이도 보통)
◇문의 : 목포시청 도시발전사업단 (061)270-8344
10. 증도모실길 03코스 천년의 숲길 (전남 신안군)
전남 신안군 증도모실길 3코스 천년의 숲길은 순비기전시관에서 출발, 짱뚱어다리를 건너 바닷가 소나무숲에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걸어 신안갯벌센터에 도착하는 약 4.6km의 코스다. 순비기전시관은 이 지역 특산물인 소금과 먹을거리, 천연염색 제품 등을 파는 곳이다. '순비기'는 염생식물 중 하나인데, 천연염색에 쓰인다. 짱뚱어다리는 바다를 건너는 650m 길이의 나무다리로, 이곳을 건너며 갯벌에서 살아가는 칠게, 짱뚱어 등 다양한 생명체를 만날 수 있다. 도착지점인 신안갯벌센터에서는 신안지역의 갯벌생태를 한 눈에 파악할 수가 있다. 우전해변의 부챗살처럼 펼쳐진 백사장이 장관이다.
◇코스경로: 짱뚱어다리~천년해송숲~갯벌전시관(총 4.6km, 1시간 30분소요, 난이도 쉬움)
◇문의 : 신안군 문화관광과 (061)240-8357<자료 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