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2017 KBO 골든글러브의 주인들이 가려진다. 투표인단의 선택은 지난 8일 마감된 상태다. 골든글러브는 현장 취재기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 관계자들이 투표에 참여한다. 온라인 비밀투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총 투표인원은 300명 이상. 당일 수상자를 공개한다.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두고 스포츠조선은 야구기자 9명의 이번 골든글러브 실제 투표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던 골든글러브의 향방을 가늠하는데 유의미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본지 취재기자들은 소신껏, 양심껏 개인적인 고심을 통해 소중한 1표를 행사했다.
외야 부분은 예상대로 치열했다. 여러 후보에게 표가 분산됐다. 하지만 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 포수 강민호(롯데 자이언츠→삼성 라이온즈), 2루수 안치홍(KIA), 3루수 최 정(SK와이번스)은 9명 전원의 지지를 받았다. 이견은 없었다.
올해 골든글러브는 역대 최다 후보들이 경쟁했다. 작년까지는 경기수와 타격 성적으로 골든글러브 후보를 정했지만 올해는 선정 기준을 해당 포지션 수비 이닝수로 변경했다. 지명타자의 경우 타석수. 보다 공정을 기하기 위해 각 포지션별 후보 폭을 넓혔다.
투수는 규정이닝 이상이거나 10승 이상, 30세이브 이상, 30홀드 이상 중 한 가지 이상 기준에 해당되면 오케이.
투수 26명, 포수 6명, 1루수 5명, 2루수 8명, 3루수 6명, 유격수 5명, 외야수 22명, 지명타자 7명 등 총 85명이 후보에 선정됐다. 지난해 45명에서 대폭 늘었다.
▶양현종 트리플 크라운 가능할까
KIA 양현종은 사상 첫 정규시즌 MVP에 한국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골든글러브까지 받게 된다면 대망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 스포츠조선 기자들은 전원 양현종을 선택했다. 양현종은 올시즌 선발 2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토종 선발 20승은 1995년 이상훈(LG 트윈스) 이후 첫 대기록이었다. 또 한국시리즈에서의 완봉승, 5차전 드라마같았던 세이브까지 무척이나 임팩트 강했던 시즌을 보냈다.
스포츠조선 기자들 중 상당수는 투수 부문을 선택할때 만큼은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유일한 경쟁자였던 팀동료 헥터 노에시도 20승을 달성했지만 강렬함에 있어선 양현종이 우위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강민호 안치홍 최 정 몰표
포수 부문에선 강민호와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2파전이나 다름없었다. 가장 힘겹다는 포수 포지션. 강민호는 1032⅔이닝(유일하게 1000이닝 돌파) 동안 마스크를 썼다. 타격 성적 또한 타율 2할8푼5리, 22홈런 68타점을 기록했다. 포수들 가운데 최고 타율, 최다 득점(62개), 최다안타(130개), 최다홈런(22개), 최다타점(68개)이었다. 강력한 공격지표가 인상적이었다.
2루수 부문은 안치홍 외에 서건창(넥센 히어로즈), 박민우(NC다이노스)까지 혼전양상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투표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안치홍에게 몰표가 쏟아졌다. 2루수로 21홈런 93타점을 터뜨린 안치홍의 가공할 장타율(0.513)이 돋보였다. 2루 수비도 크게 흠잡을 데 없었다.
홈런왕 최 정은 사실 경쟁자가 없었다. 독무대였다. 타율 3할1푼6리에 46홈런 113타점. 홈런, 장타율 1위. 이 자체만으로도 경쟁자들을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1루수 러프 5표 VS 로사리오 3표
1루수 부문에서는 외국인 타자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윌린 로사리오(한화 이글스)는 타율 3할3푼9리에 37홈런 111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2위, 장타율 2위. 내년에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뛴다. 2년간 최대 800만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사리오는 3표를 받았다.
지옥에서 돌아온 역전의 용사, 다린 러프(삼성)는 퇴출 위기에서 팀의 보배로 거듭났다. 타율 3할1푼5리에 31홈런 124타점을 기록했다. 당당 타점 1위다. 팀은 비록 9위에 머물렀지만 타격지표만큼은 A플러스였다. 5명의 지지를 받았다. 부진했던 4월 성적을 제외한다면 러프의 활약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
▶유격수 김하성 5표 VS 김선빈 4표
유격수 부분은 예상대로 김하성(넥센)과 김선빈(KIA)의 팽팽한 접전이었다. 김하성이 5표, 김선빈이 4표를 받았다. 김하성은 타율 3할2리에 23홈런 114타점 16도루로 차세대 '거포 유격수', '호타준족' 이미지를 확실히 심었다.
김선빈은 타율 3할7푼으로 수위타자를 차지했다. KIA의 우승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김하성과 김선빈 둘다 수비부담이 상당했지만 공격에서도 빛을 잃지 않았다. 실제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도 가장 치열한 포지션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외야 경쟁 최형우 7표-손아섭-7표-버나디나 7표-김재환 3표
외야는 전쟁터였다. 후보 선수는 무려 11명. 이중에서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표를 던진 선수는 총 6명이었다. KIA 4번 타자 최형우가 7표, KIA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7표,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이 7표로 나란히 공동 1위였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3표, 두산 박건우가 2표, 신인상을 받은 넥센 이정후가 1표였다.
최형우는 142경기에서 타율 3할4푼2리에 26홈런 120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1위, 타점 2위. 무엇보다 우승팀 KIA의 4번 자리를 흔들림없이 지켜냈다. 팀컬러를 통째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버나디나는 타율 3할2푼에 27홈런 111타점, 32도루였다. 또 외야 수비실책은 제로였다. 리그 극강의 전천후 선수였다.
손아섭은 전경기 출장, 타율 3할3푼5리, 최다안타 1위(193개), 20홈런 80타점, 25도루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외에도 타율 3할4푼에 35홈런 115타점을 기록한 김재환, 잠실홈에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박건우, 신인역대 최다안타 이정후까지. 수상자 발표 당일 손에 땀을 쥐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명타자 박용택 7표 VS 나지완 1표
예상외로 박용택(LG 트윈스)에게 많은 표가 갔다. 7명이 박용택을 선택했다. 타율 3할4푼4리에 14홈런 90타점. 물타선 LG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다. 나지완(KIA)은 타율 3할1리 27홈런 94타점으로 우승팀의 타점 기계였다.
박용택이 골든글러브를 받는다면 LG는 2013년 이후 4년만에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 2013년 LG는 외야수 박용택과 지명타자 이병규(9번)가 골든글러브를 받은 바 있다. 이후 3년 연속 시상식에선 들러리로 전락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골든글러브 스포츠조선 기자들의 선택
기자=투수=포수=1루수=2루수=3루수=유격수=외야수(3명)=지명타자
민창기=양현종(KIA)=강민호(삼성)=로사리오(한화)=안치홍(KIA)=최 정(SK)=김하성(넥센)=최형우(KIA) 손아섭(롯데) 김재환(두산)=박용택(LG)
박재호=양현종(KIA)=강민호(삼성)=로사리오(한화)=안치홍(KIA)=최 정(SK)=김하성(넥센)=최형우(KIA) 손아섭(롯데) 버나디나(KIA)=박용택(LG)
노재형=양현종(KIA)=강민호(삼성)=러프(삼성)=안치홍(KIA)=최 정(SK)=김하성(넥센)=최형우(KIA) 손아섭(롯데) 이정후(넥센)=박용택(LG)
권인하=양현종(KIA)=강민호(삼성)=러프(삼성)=안치홍(KIA)=최 정(SK)=김하성(넥센)=최형우(KIA) 손아섭(롯데) 버나디나(KIA)=박용택(LG)
고재완=양현종(KIA)=강민호(삼성)=로사리오(한화)=안치홍(KIA)=최 정(SK)=김하성(넥센)=김재환(두산) 박건우(두산) 버나디나(KIA)=박용택(LG)
이원만=양현종(KIA)=강민호(삼성)=러프(삼성)=안치홍(KIA)=최 정(SK)=김선빈(KIA)=박건우(두산) 최형우(KIA) 버나디나(KIA)=이승엽(삼성)
김 용=양현종(KIA)=강민호(삼성)=러프(삼성)=안치홍(KIA)=최 정(SK)=김선빈(KIA)=버나디나(KIA) 김재환(두산) 손아섭(롯데)=박용택(LG)
나유리=양현종(KIA)=강민호(삼성)=스크럭스(NC)=안치홍(KIA)=최 정(SK)=김선빈(KIA)=버나디나(KIA) 최형우(KIA) 손아섭(롯데)=나지완(KIA)
선수민=양현종(KIA)=강민호(삼성)=러프(삼성)=안치홍(KIA)=최 정(SK)=김선빈(KIA)=버나디나(KIA) 최형우(KIA) 손아섭(롯데)=박용택(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