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7년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일본에 석패했다.
북한은 9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가진 일본과의 대회 첫 경기서 대등한 승부를 펼쳤으나 후반 종료직전 실점하면서 0대1로 패했다. 이날 경기서 북한은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2만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치른 개최국 일본과의 경기에서 잘 싸웠으나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은 가나자키 무(가시마)를 최전방에 놓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2선에는 구라타 슈(감바 오사카) 다카하기 요지로(FC도쿄) 고바야시 유(가와사키), 곤노 야스유키, 이데구치 요스케(이상 감바 오사카), 포백라인에는 구루마야 신타로, 다니구치 쇼고(이상 가와사키) 쇼지 겐(가시마), 무로야 세이(FC도쿄)를 세웠다. 골문은 나카무라 고스케(가시와)가 지켰다. 예른 안데르센 북한 대표팀 감독은 김유성(4.25)을 최전방에 세우고 정일관(루체른) 리운철 리용철(이상 선봉)에게 2선을 맡기는 4-2-3-1을 택했다. 더블 볼란치 자리에는 리영직(사누키) 박성철(리명수), 포백라인에는 심현진 박명성(4.25) 장국철(횃불) 강국철, 골문은 베테랑 리명국(이상 평양)이 지켰다.
일본은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북한은 침착하게 수비에 임하면서 박성철을 중심으로 일본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전략으로 반격에 나섰다. 주도권은 일본이 가져갔으나 북한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꽤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후반 초반 일본은 공격을 가세하면서 북한을 점점 압박해 나아갔다. 그러나 북한은 리명국의 선방과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일본의 공세를 막아냈다. 오히려 후반 중반부터 세트피스를 앞세워 일본 진영에서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만들어냈다. 후반 20분께 박명성이 골키퍼와 단독찬스를 잡았고, 후반 37분에는 정일관이 강력한 슈팅으로 일본 골문을 노렸으나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가나자키, 다카하기, 구라타를 빼고 이토 준야, 가와마타 겐고, 아베 히로유키를 차례로 투입했다. 하지만 북한은 오히려 경기 후반에도 찬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면서 결국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는 듯 했다. 그러나 종료 직전 실점이 나오면서 결국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2000여명에 달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 응원단이 경기장 한켠에 자리를 잡고 응원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가리라 백두산으로', '단숨에' 등 응원가를 90분 내내 부르면서 북한 선수단을 응원했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