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2017년의 마지막, 휴먼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에 이어 두 번째 1000만 영화가 탄생할지 영화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장가 두 번째 큰 시장인 12월 겨울 극장가, 여름에 이어 200억대의 블록버스터가 대거 포진했다. 오는 14일 스타트를 끊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강철비'(양우석 감독,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제작)를 시작으로 오는 20일 출격하는 판타지 액션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1', 김용화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 오는 27일 개봉하는 휴먼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을 마지막으로 2017년 영화 시장은 마감된다.
앞서 올해 극장가는 여름 대격돌에서 압승한 '택시운전사'가 누적 관객수 1218만6254명을 기록하며 유일한 메가 히트작이 됐다. 이후 많은 블록버스터들이 관객을 찾았지만 '택시운전사'의 기록을 넘지 못한 상황. 한국영화 기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달인 12월 투입되는 '강철비' '신과함께1' '1987'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부담감이 배가 됐다.
일단 가장 먼저 관객을 찾는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넘어오면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다. 정우성, 곽도원, 김갑수, 김의성, 이경영, 조우진, 정원중, 김명곤, 박은혜, 김지호, 원진아, 장현성 등이 가세했고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연출, NEW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총제작비 157억원(순제작비 127억원)을 들여 만든 '강철비'의 손익분기점은 약 440만명. 극장가 비수기가 끝나는 시점이자 본격적인 연말 특수가 시작되는 14일 개봉하는 만큼 스크린 수 확보가 다른 작품에 비해 유리하다. 다만 전 세계 팬덤을 구축한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라이언 존슨 감독)가 같은 날 개봉해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한국영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국내 관객인 만큼 여러모로 상황이 좋은 편. 또한 '강철비'는 2013년 개봉한 '변호인'으로 1000만 돌파 경험이 있는 양우석 감독의 신작으로 관객이 갖는 기대치도 높다. 양우석 감독의 '쌍천만' 기록이 세워질지도 영화계 관심 대상이다.
12월 극장가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신과함께1'에 대한 기대도 상당하다.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신과함께1'.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도경수(엑소), 오달수, 임원희, 장광, 정해균, 김수안 등이 가세했고 '미스터 고'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다.
한국만화 명작 100선에 선정된, 만화가 주호민의 동명 인기 만화를 영화화한 '신과함께'는 국내 최초 1편과 2편을 동시에 촬영, 시간차를 두고 개봉하는데, 그중 1편을 올해 겨울 극장가에 먼저 공개하게 됐다. 총제작비 200억원(순제작비 175억원)으로 제작된 '신과함께1'의 손익분기점은 약 600만명이다. 먼저 개봉한 '강철비'가 선점한 스크린 수를 가져오는 게 1차 목표며 이후 입소문을 통해 스크린을 지키는 게 2차 목표다. 원작 팬들을 사로잡는다면 1000만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영화계는 전망 중이다.
'강철비' '신과함께1'의 뒤를 이을 마지막 블록버스터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그리고 강동원, 설경구, 여진구가 가세했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카멜리아'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연출했고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영화화한 '1987'은 총제작비 145억원(순제작비 115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이 '강철비'와 비슷한 400만명이다. 세 작품 중 가장 마지막으로 등판해 스크린 확보가 녹록지 않지만 '택시운전사'처럼 비극의 역사를 다룬 점을 전면에 내세워 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젊은 관객층은 물론 중·장년의 N차 관람 여부가 1000만 관객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강철비' '신과함께-죄와 벌' '1987' 포스터 및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