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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나경민-이병규 경쟁, '국대급' 롯데 외야는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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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외야 경쟁이 무서워졌다. 대형 FA(자유계약선수) 선수 합류에 2차 드래프트 영입으로 외야를 채우면서, 기존 선수들의 경쟁은 전쟁터나 마찬가지다.

롯데는 이번 겨울 가장 바쁜 팀 중 하나다. 내부 FA였던 강민호를 떠나보냈지만, 또다른 내부 FA 손아섭을 4년 98억원에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외부 영입에도 거침이 없었다. 민병헌과 4년 8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2015시즌 종료 후 손승락-윤길현을 데려왔고, 지난해 이대호에게 역대 FA 최고액(4년 150억원)을 안겼던 롯데는 올해도 큰 손으로 군림했다.

좋은 선수들과 계약을 맺었지만 내부 교통 정리는 필요한 상황이다. 손아섭의 잔류 그리고 민병헌의 합류에다 2차 드래프트에서 이병규까지 지명했다. 외야 풍년이다. 지난 시즌 롯데의 주전 외야는 김문호-전준우-손아섭이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경쟁이 훨씬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손아섭은 우익수 고정이 확정적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주로 우익수로만 뛰었던 손아섭은 어깨가 강하지만 외야 다른 포지션 소화는 어렵다. 조원우 감독이 올 시즌 초반 손아섭을 몇 차례 중견수로 테스트하기도 했었는데, 최종 결론은 '어렵다'였다. 또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게 하면 괜히 전체적인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도 있다. 공수 모두에서 손아섭의 장점을 최대치로 살리기 위해서는 우익수 고정이 최선의 선택이다.

또 거금을 주면서 데리고 온 민병헌도 특별한 부상 혹은 부진이 아니라면 주전으로 활용해야 한다. 민병헌은 외야 모든 포지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경쟁력이 있다. 현재 롯데 상황에서는 좌익수 혹은 중견수로 뛰면서 '테이블 세터'를 맡으면 위협적인 카드가 된다.

결국 손아섭과 민병헌이 한 자리씩 꿰차면 남은 자리는 하나 뿐이다. 3번째 외야수로 가장 유력한 선수는 전준우다. 주전 중견수로 뛰었고, 공격과 수비 모두 장점이 있다. 특히 장타력을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롯데 타선에서는 당장 전준우를 빼고 라인업을 구상하기 힘들다. 자연스럽게 4~5번째 외야수 자리를 두고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해부터 주전으로 도약한 김문호에게는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타격에 분명한 재능이 있지만 몇차례 부상으로 미끄러졌던 김문호는 민병헌의 합류로 나경민, 이병규와 경쟁을 펼쳐야 한다.

외야 교통 정리는 1루, 지명타자 포지션까지 연결된다. 롯데가 최준석을 잡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고정 지명타자 자리가 빈다. 이대호를 지명타자로 고정해두면, 비용 대비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 이대호는 주전 1루수로 뛰어줘야 전체적인 정리도 수월하다. 대신 김문호와 이병규가 1루 백업을 할 수 있다. 김문호는 1군에서 1루를 맡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여러번 연습을 했고, 이병규도 LG 트윈스에서 최근에는 1루수로 더 많이 나왔다. 로테이션이 가능하다. 또 지명타자 자리도 이대호나 전준우 등 상황에 따라 돌아가며 맡길 수 있어서 활용폭을 넓힐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생존해야 한다. 경쟁 구도에 포함된 선수들 가운데 지금 당장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이는 없다. 이번 겨울 개인 훈련을 어떻게 준비해서,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 특히 외야수 출신인 조원우 감독은 선수들의 수비 능력이나 활용 가치를 누구보다 꼼꼼히 보는 편이다. 이들에게는 마냥 치열한 겨울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