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안양 KGC 인삼공사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득점쏠림과 달리는 체력, 심적부담 때문이다. KGC는 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의 홈게임에서 78대91로 졌다. 2연패에 빠지며 공동 6위에서 7위로 밀렸다. 이날 승리했다면 9승9패로 5할승률을 맞출 수 있었다.
이날 경기전 김승기 KGC 감독은 속상함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뭔가 풀리지 않는다.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은 이정도만 뛰어줘도 고맙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이들을 좀더 쉬게 해주려 해도 팀사정상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4쿼터에 와르르 무너지며 74대82로 역전패를 당했다. 김 감독은 "삼성전에서 오세근은 22개의 슛을 쐈다. 8개만 성공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골밑슛도 많았는데 자유투 하나 시도하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경기 외적인 요소'에 대해 불만이 있음을 돌려 언급했다. 파울을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심판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외부에 얘기하면 징계를 받는다. 김 감독은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우승을 해 여유를 많이 가지려 하지만 벤치에서 입닫고 있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같다. 선수들에게 미안할 때가 있다. 필요하면 어필도 적극적으로 하려 한다"고 했다.국가대표 센터 오세근은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3.98점을 기록했는데 올시즌에는 대표팀에서의 맹활약 뿐만 아니라 소속팀에서도 경기당 평균 19.93점을 기록중이다. FA로 전주 KCC 이지스로 이적한 이정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두배로 열심히 뛴 결과다. 문제는 출진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점 지친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슛 성공률이 들쭉날쭉이다.
사이먼은 만 35세다. 공격 스탯은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지만 임팩트는 다소 덜한 모습이다. 벤치에는 "괜찮다. 더 뛸 수 있다"고 말하지만 지친 선수를 보는 사령탑의 마음은 안쓰럽다.
이날 오세근은 11득점-7리바운드-6어시스트, 사이먼은 28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둘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팀을 떠받쳤다.
시즌 개막에 앞서 KGC는 이정현과 키퍼 사익스의 이탈로 어느 정도의 전력 누수는 예상됐다. 하지만 오세근과 사이먼의 높이에 수비의 핵인 양희종이 건재해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KGC가 고비를 맞고 있다.
안양=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