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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터급 아닌 린드블럼의 행선지는 어차피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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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몸이 된 조쉬 린드블럼(30)의 최종 행선지는 어디일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선수가 KBO리그 외국인 투수 겨울 시장에 합류했다. 30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 KBO리그 적응이 필요없는 검증된 투수. 하지만 특A급은 아니라는 평가속에 KBO리그 이적 가능성을 두고 설왕설래다.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는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막판 재계약 협상중이다. 지난 30일 보류선수 명단이 발표됐는데 린드블럼은 빠졌다. 구단이 버린 것이 아니라 선수 본인이 원했다. 올시즌 롯데는 대체 외국인투수 닉 애디튼이 극도로 부진하자 전반기부터 또다른 대체 투수를 물색했다. 선수난 속에 린드블럼이 대안으로 떠올랐고, 개인 사정(딸의 수술)으로 롯데를 떠났던 린드블럼 역시 메이저리그에 안착하지 못하고 붕 뜬 상태였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시즌 중 다급하게 영입하는 과정에서 보류권을 풀어주는 조항을 넣었다. 선수가 원했다"며 "린드블럼측은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등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KBO리그 타구단도 마찬가지다. 현재로선 메이저리그 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기본적으로 린드블럼은 계약 관계를 떠나 우리가 아끼는 선수다. 성심껏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의 계약 행태는 특이하다. 국내 구단이 외국인 선수의 보류권을 내려놓고 영입한 적은 없었다. 영입 당시 급하기도 했고, 롯데로선 린드블럼의 성실성과 롯데와의 인연, 충성도를 어느 정도 감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린드블럼이 좋은 투수지만 성적과 구위를 종합할 때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나 전성기 시절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급은 아니다. 린드블럼은 2015년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 2016년 10승13패 평균자책점 5.28, 올해 12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롯데는 린드블럼이 잘해도 연말 재계약 협상에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몇 차례 협상은 난항이었다. 팀동료 브룩스 레일리는 117만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린드블럼은 내심 레일리급, 나아가 그 이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입단 당시 계약금 5만달러, 연봉 85만달러 총액 90만달러를 받았다. 그해 210이닝을 던지며 고군분투했고 120만달러로 연봉이 뛰었다. 올해는 계약금 5만달러, 연봉 35만달러를 받았다. 7월말부터 가을야구까지 약 석 달을 뛰었다.

연봉협상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부상이나 여러 이유로 전반기에는 부진하다 후반기에 선전을 펼치는 경우다. 구단은 반쪽짜리 활약이기에 고평가가 어렵다. 선수는 미래가치를 강조하며 후한 평가를 고집한다. 린드블럼의 경우 시즌 중반에 합류했기에 서로의 잣대가 다르다. 몸값 규모를 감안할 때 KBO리그내 타구단의 입질이 쉬운 상황은 아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