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지호는 그동안 자신을 얽매고 있던 결혼이라는 굴레를 벗어났다. 그리고 조금씩 푸른빛을 되찾아가던 세희의 마음은, 잠시 마른 낙엽이 됐다.
어제(27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극본 윤난중/연출 박준화/제작 스튜디오드래곤, MI) 15회에선 지호(정소민 분)와 세희(이민기 분)가 결국 월세 결혼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세희는 준비해 둔 고백을 전하지 못했고 그녀의 앞날을 응원하기로 했다. "사랑해서 하는 결혼은 행복한 거겠죠?"라며 진정한 결혼이란 무엇인지 묻는 지호의 말에 세희는 차마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었던 것. 시청자들은 방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슴 아파하는 이들의 심정에 공감하며 안타까움을 나눴다.
이후 두 사람은 합의하에 계약서를 나란히 찢었고 세희는 "당신을 위해서 산 선물이 있다. 당신과 함께 볼 축구경기가 아직 많이 남았다"는 말을 그냥 삼킨 채 그녀를 보냈다. 지호가 짐을 챙겨 집을 떠난 이후 세희는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여느 때처럼 퇴근하고 캔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봤다. 하지만 고양이의 목에 걸린 '우리' 이름표를 본 순간 그의 평온함은 깨졌다.
지호의 마음만큼 세희의 눈물에도 많은 감정이 담겨있었다. 사랑을 깨달았지만 자신의 아픈 과거를 알고 있는 지호에게 외적으로 심적으로 폐가 될까 잡을 수 없는 상황. 그리움이 담긴 울먹임은 그래서 더 슬펐고, 더 아팠으며 이는 시청자들에게까지 진실 되게 전해졌다.
한편, 지호가 결혼 종료를 결정한 데에는 여러 과정이 존재한다. 통장을 내밀며 "조건이 맞아야지, 결혼은 원래 그런 거다"라는 시아버지(김응수 분)의 말에는 결혼하면 집은 남자가 해오는 것이 맞고, 여자는 아기를 낳고 살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굴레와 압박이 포함돼있었고 이는 지호를 복잡하게 했다. "결혼은 너무 많은 사람의 사랑이 얽혀있다"는 정민(이청아 분)의 말 역시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서 느끼는 지호의 부담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특히 시어머니(문희경 분)에게 "세희씨와 어머님 아버님의 중간자 역할을 하고 싶지 않다"는 지호의 의미심장한 선언은 그녀가 왜 이러한 결정을 하고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짐작케 했다. 사랑이 없었을 때는 노동을 노동으로 갈음하거나 상대의 과거에 신경 쓰지 않았기에 결혼은 편리한 제도였다. 하지만 사랑이 생기면서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떠나기 직전 지호는 세희에게 축구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 시간인 인터미션엔 보통 무얼 하는 지 물었다. 재정비하고 할 게 많다는 말은 앞서 "이혼을 새드엔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던 지호의 말과 맞물리며 과연 그녀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호는 결혼의 진짜 의미를 찾고 세희는 단 한 번이었을 사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오늘(28일) 밤 9시 30분, 이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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