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LG 트윈스에 11월22일은 격변의 하루였다. 2차드래프트를 통해 손주인, 이병규, 유원상 등 간판으로 활약하던 베테랑들이 팀을 떠나게 됐다. 2차드래프트 전에는 정성훈에게 싸늘한 방출 통보를 했다.
그리고 또 1명 아쉬운 선수가 백창수다. 백창수 역시 2차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적을 옮기게 됐다. 한화가 2라운드에서 그를 지명했다. 한국나이로 30세인 그도 리빌딩의 찬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백창수는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려 했는데, 출국 직전 발목을 다쳤다. 그래서 이천 재활군에 합류해 치료와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일정을 마치고 버스 타고 서울에 올라오는데 (양)석환이가 뉴스를 보다 뭐라고 말을 못하더라. 무슨 일인가 봤더니 내가 팀을 옮기게 됐다는 것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백창수는 2009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해 2010 시즌부터 조금씩 기회를 얻었다. 풀타임으로 활약한 적은 없지만, 날카로운 배팅으로 매 시즌 1군 무대를 밟았다. 배트에 공을 맞히는 자질만큼은 어떤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게 LG에서만 뛰어왔는데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 백창수는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앞날이 캄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창수에게는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LG는 외야 자원이 많아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다. 이에 반해 한화는 김원석이 예상치 못한 논란으로 방출되며 우타 외야수가 필요했다. 백창수를 지명하고 "우리에게 정말 좋은 지명이었다"며 반겨준 한화다. 백창수도 "시간이 조금 흐르니, 실망만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화에서 열심히 하면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백창수는 마지막으로 "처음으로 서울을 떠나 살아야한다는 게 조금은 두렵기도 하지만, 이글스파크에서 뛸 날을 기다리며 비시즌 훈련에 매진하겠다. 한화팬들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