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경남의 해'였다. 김종부 감독의 지도 아래 챌린지(2부 리그) 우승을 조기 확정하며 승격의 꿈을 이뤘다. 김 감독은 구단 창단 후 최초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사령탑이 됐다.
승격의 환희도 잠시, 김 감독과 경남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재계약이다. 김 감독과 경남의 계약은 올해까지다. 만료일을 한 달여 앞둔 시점. 시즌은 끝났지만 아직까지 재계약 소식은 없다. 일각에서 결별 가능성이 조심스레 흘러나오는 이유다.
경남은 김 감독 체제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미 시즌 종료 전부터 결론을 내린 사안이다. 조기호 경남 대표는 "김 감독은 승격도 승격이지만 탁월한 지도력으로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다음 시즌에도 김 감독과 함께 할 것"이라며 "K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김 감독 만한 지도자는 없다"고 단언했다.
김 감독을 향한 조 대표의 무한 신뢰. 김 감독도 같은 마음이다. "이 자리에 올 수 있도록 힘을 준 조기호 대표와 선수들 그리고 도민들께 감사하다." K리그 어워즈에서 전한 김 감독의 감독상 수상소감이었다.
애틋할 수 밖에 없는 김 감독과 조 대표다. 김 감독(2015년 12월 선임)과 조 대표(2016년 3월 선임)는 경남이 '폐허'에 가깝던 시기에 만났다. 둘은 열악한 환경, 주변의 멸시와 무관심 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팀을 승격으로 이끌었다.
경남은 이런 김 감독을 위해 2년 계약 연장을 구상중이다. 일반적으로 시도민구단 감독 계약 연장 기간은 1년, 기껏해야 1+1년 정도다. 2년은 흔치 않다. 지난해 말 광주가 남기일 감독과 1+1년 계약을 계획했으나, 생각을 바꿔 2년으로 체결한 바 있다. 구단 역사상 최고 순위인 8위로 시즌을 마친 공을 인정함과 동시에 남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렇듯 2년 연장은 감독에 대한 구단의 전폭적인 신뢰를 의미한다. 경남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열악하지만 2년은 해야 김 감독도 자신 있게 힘을 받아서 팀을 이끌지 않겠나." 조 대표의 생각이다. 최종 결정은 경남도의 손에 달렸다. 시도민구단의 최종 결정권자는 구단주인 지자체장이다.
재계약 발표가 다소 늦어지곤 있지만 걱정은 없다. 시즌 종료 전 김 감독에게 계약 연장을 약속하며 차질 없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은 지난달 스카우트를 브라질, 유럽 등지로 파견해 1개월여 간 외국인선수를 물색했다. 국내 선수를 향한 안테나도 부지런히 가동중이다. 평가기준은 모두 '김 감독표 역습 축구'에 맞춰져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