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 WKBL 신입선수 선발회'(이하 WKBL드래프트)가 지난 21일 서울 신한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은 총 24명이 참가해 14명이 지명됐다.
1라운드 1순위로 부천 KEB하나은행 유니폼을 입은 최민주나 재일교포 출신으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에 합류하게된 황미우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프로팀의 지명을 받지 못한 10명은 쓸쓸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는 1라운드에서 숙명여고 김지은을 지명한 후 2라운드부터 지명을 포기했다. 3라운드에서는 삼성생명과 우리은행만 각각 최정민과 정금진을 지명했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KB스타즈만 숭의여고 박주희를 호명했고 다른 팀들은 모두 지명을 하지 않았다.
문제는 WKBL드래프트가 11월에 시행되면서 프로팀에 가지 못한 어린 선수들은 당장 내년 계획을 세우기 힘든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WKBL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프로팀에 지명되기 위해 모든 시간을 드래프트 준비에만 매진할 수밖에 없다.
11월은 대학들도 선발이나 입시 등의 스케줄이 모두 끝나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지명이 되지 못하면 말 그대로 '실업자'로 전락한다. 올해 고졸 선수들은 9명이 지명됐고 1명은 지명되지 못했다. 그나마 고졸 선수들은 늦어도 대학팀에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대졸 선수들은 더 심각하다.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하기 너무 늦은 시기가 돼 버린다. 올해도 11명이 참가해 단 4명만이 지명을 받았다. 실업팀에 들어가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농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기도 11월이면 시간이 모자라다.
그렇다고 프로팀에 무작정 지명을 강요할 수도 없다. WKBL관계자는 "단 6팀으로 프로리그를 운영중인데 팀마다 현재 20여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며 "팀당 12~13명정도가 적당한데 현재는 포화상태다. 박수만 치다가 은퇴하는 선수도 많다"고 귀띔했다.
KBO리그는 90년대까지 드래프트를 10월에 진행하다 지명되지 못한 선수들의 활로를 열어주기 위해 6월로 옮겼다가 다시 8월로 굳어졌다. 8월에 지명되지 못한 선수들은 그때부터 자신의 미래를 위해 움직일 수 있다. WKBL드래프트도 시기를 앞당긴다면 지명되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좀 더 힘이 되지 않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