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열리는 38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은 가장 치열한 부문 중 하나다. 김윤석(남한산성), 설경구(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송강호(택시운전사), 이병헌(남한산성), 조인성(더 킹),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5인의 후보. 누가 받아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각축을 벌이게 됐다. '이 배우'가 받아야 하는 이유를 5회에 걸쳐 가나다순으로 싣는다.[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누적관객 1억 명.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 명실상부 '충무로의 심장', 배우 송강호가 올해 청룡 트로피를 품에 안을까.
송강호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를 태우고 아무 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다룬 휴먼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에서 11살 딸을 키우는 홀아비 택시운전사 만섭 역을 맡았다.
전국관객 1218만6205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한 올해 유일한 천만관객 돌파 영화인 '택시운전사'는 시대를 그대로 스크린의 옮긴 듯 생상하면서도 아픈 과거를 따듯하게 어루만지려는 사려 깊은 연출과 스토리로 관객을 마음을 울렸다. 하지만 이 영화가 관객의 머리와 가슴에 깊게 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송강호의 명불허전인 연기에 있다.
그가 연기한 만섭은 외국 손님을 태우고 광주를 갔다가 통금 전까지 돌아오면 밀린 월세만큼의 큰 돈인 10만원을 준다는 말을 듣고 길을 나선 인물이다. 사우디 건설 현장에서 익힌 짧은 영어로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와 겨우 소통하고 들어선 광주에서 심각한 상황을 목격하고 차를 돌리려 하지만 광주 사람들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도리를 지키려고 하는 평범한 소시민이다.겉으로 보이는 단순한 표정 이면의 동요와 갈등, 마음의 행로를 복합적으로 살려내는 그의 연기는 만섭이라는 캐릭터에 사실감과 진심을 불어넣었다. 송강호 특유의 따뜻한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부를 때나 딸과의 통화에서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라고 말할 때의 그의 젖은 목소리는 관객의 가슴을 울렁이게 만들며 '역시 송강호'라는 극찬을 들었다.
지난 1996년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한 그는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한재림, 김지운, 이준익 등 우리나라 최고의 감독들과 호흡을 맞추고 출연작을 모두 흥행 시켰다. 천만관객 돌파 영화만 '택시운전사'를 포함해 무려 세 편. ('괴물' 1091만 명을 동원, '변호인' 1137명을 동원). 지난 해 출연작인 '밀정'이 700만명을 돌파하면서 주연배우로는 처음으로 1억 명을 넘는 누적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하지만 송강호는 단순히 흥행력으로만 평가될 수 없는 배우다. 영화계 관계자과 관객들이 송강호를 '가장 믿고 보는 배우 1위'로 꼽는 이유는 작품과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향한 그의 진중하고 사려 깊은 태도 때문. 여러 인터뷰를 통해 영화 판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해온 송강호는 이번 '택시운전사'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꾹꾹 눌러 담았다. 개봉을 앞두고 "택시운전사를 준비하면서 수많은 전문가에게 자문을 듣고 사진 자료를 찾아 봤다. 굉장히 잔혹한 사건이었다. 이런 진짜 역사를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고 말했던 그의 진중한 인터뷰만 봐도 그의 진심이 전해질 정도다.
연기력과 흥행력은 물론, 영화와 관객에 대한 사려 깊은 태도와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진심으로 '택시운전사' 흥행 돌품의 일등공신이 된 송강호. 그가 2007년 제28회('우아한 세계'로 수상)와 2014년 제35회('변호인'으로 수상)에 이어 세 번째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에는 김윤석('남한산성'), 설경구('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이병헌('남한산성'), 조인성('더 킹')이 올랐다. 오는 25일 오후 8시 45분부터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되고 청정원이 협찬, SBS가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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