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우완 투수 조무근(26)이 보상 선수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까.
롯데는 21일 황재균(kt 위즈와 계약) 보상 선수로 조무근을 지명했다. FA 시장에서 준척급 선수를 쉽게 영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보호 선수 20인 외 명단과 꼼꼼하게 비교를 한 뒤 영입을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메랑이 돼서 돌아온다. 실제로 미래를 보고 지명한 보상 선수들이 급성장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롯데 역시 조무근을 택하면서, 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에서 배터리를 이뤘던 KIA 타이거즈 한승택과 임기영 모두 보상 선수였다. 포수 한승택은 2013년 3라운드(전체 23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고졸 포수 중에는 최대어였으며, 첫해 24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첫 시즌을 마친 뒤, 이용규의 보상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한승택은 경찰철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포수진이 약했던 KIA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한승택은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양현종과 호흡을 맞출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APBC 대표팀에서 주전 마스크까지 꿰찼다. 놀라운 발전이다.
2012년 2라운드(전체 18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임기영도 비슷한 사례다. 첫해 한화에서 1군 등판 기회를 얻었을 정도로 유망주였다. 2014년까지 41경기를 소화했다. 2014시즌이 끝난 후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던 상황. 한화가 송은범(당시 KIA 타이거즈)과 FA 계약을 맺었고, KIA는 보상 선수로 임기영을 지명했다. 미래를 내다본 판단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제대한 임기영은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KIA 선발진의 한축으로 성장했다. LG 트윈스 임정우, 삼성 라이온즈 이원석 등이 모두 보상 선수로 성공한 사례다.
조무근은 기대주다. 대졸 신인이었던 조무근은 지난 2015년 2차 6라운드(전체 54순위)로 kt 지명을 받았다. 순위는 높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만큼, 아직 다듬을 점이 더 많았다. 그러나 높은 타점에서 뿌리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 반전이었다. 첫해 43경기에 등판해 8승5패, 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로 호투했다. 팀 필승조로 성장했고, 그해 프리미어12 국가대표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두 시즌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첫해 많은 공을 던지면서 체력적으로 지쳤다. 또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무너진 탓이었다.
롯데가 조무근을 지명한 건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일단 1m98의 좋은 신체 조건을 갖췄다. 기본적으로 높은 타점에서 공을 던진다는 건 큰 매력이다. 조무근이 2015년의 투구 모습을 되찾는다면, 롯데 마운드에 힘을 보탤 수 있다. 과연 조무근이 보상 선수 성공 신화를 이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