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주얼 로이드 한 명에게만 의존할 것인가.
여자 프로농구 구리 KDB생명 위너스가 사흘 만에 다시 단독 꼴찌로 추락했다. 지난 20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66대73으로 지면서 빚어진 결과다. KDB생명은 지난 17일에 부천 KEB하나은행에 82대78로 승리하며 3연패를 탈출하는 동시에 공동 5위로 올라선 바 있다. 그러나 이 연패 탈출 효과는 불과 한 경기만에 사라져버렸다.
문제는 이런 양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현재까지 7경기(2승5패)를 치르는 동안 KDB생명은 전술이나 경기력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2015 WNBA 신인왕을 차지한 로이드를 제1 공격 카드로 삼고 국내 선수들로 뒤를 받치고 있는데, 갈수록 로이드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이경은과 한채진 등 베테랑과 김소담, 구 슬, 진 안, 노현지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갈수록 줄어드는 형국이다.
특히 공격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국내 선수들은 오픈 찬스가 나거나 페인트 존까지 진입하더라도 쉽게 슛을 던지지 못한다. 계속 공을 돌리다가 시간에 쫓겨 어쩔 수 없이 던지거나 결국 로이드에게 패스하는 식이다. 당연히 정확도는 떨어진다.
로이드에 대한 의존도는 슛 시도 비율로 알 수 있다. KB스타즈 전 때 KDB생명은 총 61번의 야투(3점슛 포함)를 시도했다. 그 중에서 로이드가 무려 28번을 던졌다. 46%나 된다. 이런 추세가 경기를 치를수록 심화되고 있다. 초반에는 30%대에 머물렀다. 지난 10월29일 KB스타즈와의 시즌 개막전 때는 39%(67회 중 26회)였다가, 11월3일 KEB하나은행과의 경기(66대59 승리)에서는 36%(67회 중 24회)로 줄었다. 5일 우리은행전 때는 30.6%(62회 중 19회)로 또 줄었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서는 30% 중반에서 40% 중반까지 치솟았다. 연패를 끊었던 17일 KEB하나은행전 때도 36%(64회 중 23회)였고, 이전 경기인 12일 삼성생명 전때도 39%(62회 중 24회)나 됐다. 20일 KB스타즈존의 46%가 최고 수치다. 결국 로이드에 대한 득점 의존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번 시즌 KEB생명의 총득점(451점) 대비 로이드의 지분은 무려 32%(144점)에 달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될 수록 KDB생명을 상대하는 팀은 대비책을 세우기 쉽다. 로이드에게 적당히 점수를 내주고 아예 다른 국내선수들의 득점을 꽁꽁 막는 식이다. 로이드의 득점력이 압도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KDB생명 김영주 감독은 계속 "선수들이 집중력과 정신력이 떨어져 있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말보다 더 시급한 건 구체적인 대안과 전술 변화일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