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 레이스 그 두번째. 기다린 정규리그 2위 부산 아이파크와 첫 관문을 잘 통과한 3위 아산 무궁화의 대결이다. 챌린지(2부) 플레이오프. 18일 오후 3시 부산 홈 구덕운동장에서 단판승부로 싸운다. 90분 정규시간 내 비기면 정규리그 상위 성적팀(부산)이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부산 아이파크='두 번의 실패는 없다. 하늘에 바쳐야 할 선물도 있다.'
부산은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을 위해서라도 챌린지 플레이오프를 통과해야 한다. 챌린지로 강등된 지 2시즌 째인 부산은 올해 지상 과제를 클래식으로의 복귀로 잡았다. 작년 준PO에서 강원FC에 패했던 아픔을 털어내겠다고 팬들에게 굳게 다짐한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올시즌 부산은 줄곧 선두를 위협하는 2위를 수성하며 이전보다 한층 강해진 모습을 보여왔다. 축구 경영 전문가 최만희 대표이사를 영입하고 홈 경기장을 구덕운동장으로 전격 이전하는가 하면 구단의 지원을 확대하는 등 도전적인 행보를 걸어온 것도 클래식을 향했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클래식 복귀에 목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할 정도다.
여기에 중차대한 동기유발 요인이 생겼다. 부산을 새롭게 변모시킨 조진호 감독이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선수들은 고인의 영전에 클래식 자격증을 바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또 다졌다. 그 효과는 FA컵 준결승에서 이미 입증됐다. 클래식 강호 수원 삼성과 혈투를 벌인 부산은 승부차기 끝에 극적인 승리로 결승에 올랐다. 두 손에 떡을 쥔 부산이지만 그래도 클래식 복귀가 우선이다. 고 조 감독이 경남전 패배로 우승을 놓친 이후 생전 마지막으로 코치들과 논의했던 게 플레이오프 대비 방안이었다. 이승엽 감독대행은 "지금도 항상 고인과 함께 벤치를 지키고 선수를 지휘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감독님이 생전 이루지 못한 꿈을 남은 우리가 달성해야 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올시즌 상대전적에서 아산에 우세였던 부산은 과거는 잊었다. 백지상태에서 다시 준비한다는 자세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비겨도 승강PO에 진출할 수 있는 정규리그 2위의 어드벤티지도 의식하지 않겠다고 했다. 신태용호 차출을 마치고 복귀한 이정협과 9골로 어깨를 나란히 한 고경민의 창끝을 앞세워 특유의 전방 압박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은 올시즌 최고조다.
▶아산 무궁화='경찰 정신'으로 상승세에 올라 탔다
아산은 성남FC와의 준PO에서 매우 인상적인 경기를 했다. 일방적인 경기 주도권에 이은 짜릿한 1대0 승리. 올해 정규리그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성남을 안방에서 맘먹은 대로 두들겼다.
아산은 선수들이 한 몸 처럼 '한 발 더 뛰는 축구'를 했다. 성남전 승리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성남전 결승골 주역 정성민은 "부산전에서도 잘 할 수 있다. 체력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몸을 던지는 투지가 넘친다.
아산은 기본 공수 전력에서 부산에 약간씩 밀린다. 또 올해 정규리그 4차례 맞대결에서도 2무2패로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송선호 아산 감독은 "플레이오프는 단판승부다. 정규리그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아산은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 크게 밀렸던 성남을 중요한 경기에서 잡은 것 처럼 이번엔 부산을 깨트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틀 동안 성남전 피로를 풀어주고 체력을 회복하는 게 포인트다. 성남전 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다시 펼치기 위해선 쉼없이 달릴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 밑바탕엔 불굴의 '경찰 정신'이 깔려 있다.
송선호 감독은 성남전에서 정성민-이재안 투톱으로 공격에서 재미를 봤다. 한의권을 아껴뒀다. 아산은 오래전부터 부산과의 PO를 가상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 송 감독은 이번에도 선수들이 그동안 준비할 걸 그라운드에서 훌륭하게 펼쳐보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적지에서의 한판이지만 아산이 밀릴 건 전혀 없다.
최만식 기자(부산 담당) 노주환 기자(아산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