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김주찬은 이미 KIA 타이거즈 선수인걸까.
지난 8일 FA 시장이 열렸고, 문규현이 롯데와 계약하며 스타트를 끊은 이후 남은 FA 17명의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미국에서 돌아온 황재균이 kt 위즈와 88억원에 사인하면서 계약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조용하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KIA 타이거즈에선 김주찬이 유일하게 FA 시장에 나왔는데, 역시 계약 소식은 아직 없다. KIA에서 오퍼를 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KIA 팬들은 사실 김주찬보다 양현종 계약에 더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올시즌 1루와 외야수로 좋은 활약을 펼친 김주찬도 당연히 KIA에겐 중요한 선수다.
그런데 김주찬은 동료들과 함께 해외에서 회복훈련중이다. 지난 13일 임창용 이범호 최형우 나지완 이명기 안치홍과 함께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온천으로 떠났다. 6일 일정으로 19일 귀국한다. 일본 최대 온천 관광지에서 온천으로 뜨거운 온천욕과 러닝,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시즌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있다고 한다.
KIA 관계자는 "매년 베테랑 선수들을 대상으로 온천으로 회복훈련을 보낸다"면서 "시즌 중에 얻은 피로를 푸는 것도 있지만 정신적인 힐링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김주찬이 포함돼 있는 게 의외다. 선수는 계약기간이 11월까지다. 11월 연봉을 구단에서 받기 때문에 구단의 훈련이나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FA 선수는 팀 행사에서 빼놓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른 팀으로 이적할지도 모르는데 팀 훈련에 참가하는 것도 꺼림칙하다. 그래서 구단도 FA 선수에 대해선 특별히 자율을 준다. 하지만 김주찬은 마치 FA가 아닌 것처럼 구단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구단 관계자는 "김주찬이 FA이긴 하지만 구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주장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감도 큰 것 같다"면서 "구단 행사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라고 했다.
1981년생으로 내년이면 37세가 되는 김주찬이 타구단으로 이적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구단과 소통을 하는 FA는 의외의 모습이다.
앞으로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사실 알 수 없다. 하지만 김주찬은 KIA의 주장으로서 끝까지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