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표권(브랜드) 수수료' 등을 의무 공시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지주회사들이 계열사에서 받는 상표권 사용료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전체 매출의 1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주회사가 점점 늘면서 상표권 수수료가 재벌들의 손쉬운 수익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13일 재벌닷컴이 자산 5000억원 이상 대기업 지주회사 중 상표권 사용료 수익을 올린 13개사를 대상으로 매출 구성 내역을 분석한 결과, 상표권 사용료 수익은 7074억원으로 전체 매출 4조7356억원의 14.9%로 집계됐다. 특히 조사대상 중 동아쏘시오홀딩스, 제일홀딩스, 코오롱, 한솔홀딩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한진칼 등 6개사는 계열사에서 받는 상표권 사용료가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해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등 계열사로부터 받은 용역과 상표권 사용료 항목의 수익이 326억원으로 전체 매출 553억원의 58.9%에 달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하림그룹 소속 제일홀딩스는 전체 매출의 58.7%인 22억원이 상표권 사용료 수익이었다. 코오롱은 상표권 사용료 수익이 전체 매출의 58.2%인 306억원, 한솔홀딩스는 전체 매출의 53.8%인 130억원에 달한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난해 전체 매출 903억원 중 상표권 사용료 수익이 479억원으로 53%에 달했고, 한진칼도 전체 매출의 51.2%인 308억원이 계열사로부터 받은 상표권 사용료 수익이었다.
사용료 절대액수로 보면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가 전체 매출 6140억원 중 상표권 사용료 수익이 40.4%인 2478억원에 달해 가장 많았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가 전체 매출의 6.5%인 2037억원, GS그룹의 GS가 매출의 18.2%인 681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조사대상 13개사는 전체 매출의 절반이 상표권 사용료 수익을 포함해 계열사 지분 보유로 받은 배당금, 투자부동산 임대수익 등으로 채워져 있다.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은 매출의 26.7%인 1조2632억원, 투자부동산 운용을 통해 거둔 임대수익은 매출의 4.8%인 2274억원이었고, 나머지는 상품이나 용역제공, 기술로열티 등으로 집계됐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