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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웃고 크라운제과 울고…치열해지는 7000억원 생수전쟁 최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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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원 생수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광동제약이 최근 '제주삼다수'의 판권을 재차 거머쥐면서 업계 점유율 1위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생수 시장 진출을 야심차게 준비하던 크라운제과는 고배를 마셨다.

이로 인해 향후 생수시장은 광동제약이 높은 점유율(2016년 41.5%)을 유지하는 가운데, 롯데칠성 '아이시스'(9.7%)와 농심 '백산수'(8.0%)가 바쁘게 그 뒤를 쫓는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의 1강 2중의 구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매년 확대되는 생수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여긴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가평수'를 내세워 내년 본격 생수 시장 공략에 나서며, LG생활건강은 울릉도에서 나오는 청정 1급수 '추산용천수'를 개발하기 위해 울릉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각각 막강한 유통망과 전체음료시장 1위의 영업력을 내세운 이들이 본격 경쟁에 뛰어드는 2018년 '물 전쟁'의 향배는 그 누구도 자신있게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 웃고, 크라운제과 울고

광동제약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와 제주삼다수 소매용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제주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삼다수 소매용 제품을 공급한다고 9일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2월15일부터 2021년 12월14일까지며 양사가 합의하면 1회에 한해 1년 연장한다.

광동제약은 지난 5년간 안정적으로 제주삼다수를 유통해온 점을 내세워 이번 입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후문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광동제약은 압도적인 점유율과 함께 내년에 약 2200억원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생수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이번 입찰에 응했던 크라운제과는 광동제약의 철벽방어를 뚫는데 실패하면서, 신성장 동력 추진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그간 생수 사업 경험이 전무했던 크라운제과는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 삼다수 판권을 확보해 단숨에 시장을 장악할 것을 목표로 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특히 오랜 기간 식품사업을 하면서 구축한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했으나, 끝내 고배를 마시게 됐다.

그러나 업계에선 크라운제과가 언제든 다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크라운제과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고민한 가운데 이번 입찰에 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의 다각화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서라도 크라운제과가 기존 유통망을 그대로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생수 사업에 기회만 된다면 다시 진출을 시도하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출렁출렁 요동치는 생수 시장,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생수 시장이 말 그대로 요동치고 있다. 저성장 국면에서도 매년 확대되는 생수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여긴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가평수'를 통해 생수 시장 공략에 나서며, 이에 앞서 두유 '베지밀'로 알려진 정식품은 올초 '심천수'를 내놓으며 생수시장에 진출했다. 아워홈은 지난해 말 '지리산수'로 출사표를 던졌고, 온라인 쇼핑몰들도 앞다퉈 자체 생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G마켓이 제주 용암 해수기업인 '제이크리에이션'과 손잡고 'KYA Water(캬워터)'를 출시했고, 티켓몬스터는 '236 미네랄워터'를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의 공격적인 행보도 눈에 띈다. 국내 음료시장에서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2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은 유독 생수 시장에서 만큼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간 자회사 코카콜라음료의 '순수', 역시 자회사인 해태htb(옛 해태음료)의 '빼어날수'·'강원평창수' 등을 선보여 왔으나, 5%대 점유율을 기록하는 강원평창수를 제외하곤 영 재미를 보지못하고 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울릉도에서 나오는 청정 1급수 '추산용천수'를 개발, 2018년 하반기에 신규 브랜드를 내놓고 시장 판세를 뒤집겠다는 구상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앞으로 공장을 설립해 제품을 실제로 생산하기까지 적어도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울릉도 청정수라는 점을 내세워 제품을 차별화하고 기존 먹는샘물 브랜드와 더불어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생수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세가 유독 빠르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은 200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11%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7400억원으로 전년대비 15.5% 성장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 1조 규모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수 사업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이 최소 수백억원이 들기는 하지만,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식음료업체는 물론 유통업체까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빅3 브랜드가 6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시장이 무섭게 크고 있기 때문에 뒤늦게 가세를 해도 충분히 재미를 볼 수 있는 구조"라며 "또 제품 자체의 특성상, 기술력보다는 브랜드와 마케팅이 중요하기에 신규 브랜드들도 승부수를 던져볼 만하다. 이후 LG생활건강 등 신규 업체들이 어떤 마케팅을 펼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