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혜수(47)가 "데뷔한지 올해 31년째이지만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범죄 액션 누아르 영화 '미옥'(이안규 감독, 영화사 소중한 제작)에서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내고 은퇴를 눈앞에 둔 조직의 언더보스 나현정을 연기한 김혜수. 그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영화 '달콤한 인생'(05, 김지운 감독) '아저씨'(10, 이정범 감독) '신세계'(13, 박훈정 감독) 등 그동안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누아르 영화에 '미옥'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된 여성 누아르로 11월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욕망을 좇는 주인공들의 관계를 통해 펼쳐지는 화려한 누아르와 강렬한 드라마가 늦가을 관객을 찾는 것.
무엇보다 '미옥'의 타이틀롤을 맡은 김혜수는 마지막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보통 사람들과 같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언더보스 나현정으로 서늘하면서 냉철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그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스턴트맨들과 거친 액션 신을 촬영했고 10kg에 달하는 장총을 사용하며 강도 높은 총격 신을 소화하며 '미옥'에 공을 들였다. 또한 은발 반삭 헤어로 파격적인 이미지를 선사하며 시선을 끌었다.
1985년 TV 광고로 연예계에 입문, 1986년 영화 '깜보'(이황림 감독)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 이후 어느덧 데뷔 31년 차를 맞은 김혜수는 '미옥' 속 나현정과 자신의 삶에 대해 크게 공감을 했다는 후문. 그는 "'미옥' 속 나현정은 현실 속 인물은 아니지만 상황만 볼 때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 이 사람은 일상에 대한 꿈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지점에서 스스로 마음이 많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는 "너무 복에 겨운 이야기지만 배우라는 직업을 굉장히 오래했지만 지금이라도 '관둬야 하나?' '이게 정말 맞나?' 싶기도 하다. 이런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현정에 대해 굉장히 마음이 많이 갔다"며 "나는 오랫동안 운이 좋은 연예인이다. 보여지는 것과 진짜 본질과는 일치하지 않은 경우도 꽤 많지 않나? 나는 일찍 일을 시작한 케이스고 늘 그런 고민과 갈등이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배우들은 자신의 생활에 편협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물론 아닌 분들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편협하다. 늘 멀리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연기와 내 삶의 간극은 늘 컸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한편,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언더보스와 그녀를 위해 충성을 다한 해결사,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비리검사가 벼랑 끝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혜수, 이선균, 이희준, 최무성, 김민석, 오하늬, 안소영 등이 가세했고 이안규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강영호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