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혜수와 이선균이 만든, 결부터 다른 엣지있는 치정 누아르가 탄생했다.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언더보스와 그녀를 위해 충성을 다한 해결사,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비리검사가 벼랑 끝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누아르 영화 '미옥'(이안규 감독, 영화사 소중한 제작).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미옥'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앞서 '미옥'은 지난 1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31일 충격적인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故) 김주혁을 애도하는 마음에 시사회 일정을 6일로 미뤘고 시사회가 끝나고 가질 기자회견을 취소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우여곡절 끝에 모습을 드러낸 '미옥'은 욕망을 좇는 세 사람의 관계를 통해 화려한 누아르와 강렬한 드라마를 선사하며 11월 출사표를 던졌다. '달콤한 인생'(05, 김지운 감독) '아저씨'(10, 이정범 감독) '신세계'(13, 박훈정 감독) 등 그동안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누아르 영화를 완벽하게 비튼 여성 누아르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미옥'의 타이틀롤을 맡은 김혜수는 극 중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내고 은퇴를 눈앞에 둔 조직의 언더보스 나현정으로 변신, 서늘하면서 냉철한 카리스마를 펼쳐냈다. 스턴트맨들과 거친 액션은 물론 10kg에 달하는 장총을 사용하며 강도 높은 총격 신을 소화한 김혜수. 그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소화할 수 없는 처절한 액션 도전에 감탄이 터진다. 액션까지 엣지있게 소화한 김혜수의 파격 변신을 상당한 재미를 더하는 '미옥'이다.
김혜수와 첫 호흡을 맞춘 이선균의 반전 매력 역시 '미옥'을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 '미옥'에서 나현정을 위해 밑바닥부터 올라와 조직의 해결사가 된 임상훈을 연기한 이선균은 '멜로킹'의 타이틀을 잠시 벗어두고 강렬한 악인으로 180도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야수 본능으로 가득 찬 거친 매력과 이면에 담고 있는 결핍을 밀도 있게 표현한 이선균. 한계 없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밖에 '미옥'에서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희준을 비롯해 신예 오하늬, 80년대 충무로를 뜨겁게 달군 안소영 등이 균형 있는 연기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내공 있는 이들의 활약이 '미옥'의 완성도를 200% 끌어올렸다.
이렇듯 '미옥'은 김혜수를 주축으로 이선균, 이희준 등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총공세해 새로운 여성 누아르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인 작품이다. 과연 비수기 극장인 11월, 관객의 마음을 파고들지 영화계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미옥'은 김혜수, 이선균, 이희준, 최무성, 김민석, 오하늬, 안소영 등이 가세했고 이안규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미옥' 스틸 및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