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7년 한국영화. 관객을 웃고 울게 만든 최고의 영화는 어떤 작품일까.
1963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38회를 맞은 '청룡영화상'. 오는 25일, 한국영화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제38회 청룡영화상'이 성대하게 열린다.
올해 '청룡영화상'에는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받은 총 22편의 한국영화, 10명의 감독, 30명의 배우가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합을 펼치게 됐다. 특히 1년간 대한민국에서 개봉된 장편영화 작품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에 상을 수여하는 '청룡영화상'의 최고 영예 최우수작품상 수상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스포츠조선이 비교 분석한 '제38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후보 스펙. 과연 올해 최고의 영예는 어떤 작품에게 돌아갈까.
앞서 지난 6일 발표된 올해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후보로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 픽쳐스 제작) '더 킹'(한재림 감독, 우주필름 제작) '박열'(이준익 감독, 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제작)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변성현 감독, CJ엔터테인먼트·풀룩스 바른손 제작)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 등이다.
먼저, 설 연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한 남자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를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극이다. 정우성, 조인성,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김아중이 가세했고 '관상' '우아한 세계' '연애의 목적'의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올해 1월 18일 개봉해 누적 관객수 531만6015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더 킹'. 최순실 국정농단 상황과 맞물린 스토리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더 킹'은 최우수작품상 후보 외에 남우주연상(조인성), 남우조연상(배성우), 여우조연상(김소진), 촬영조명상, 음악상, 미술상, 편집상 등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더 킹'에 이은 올해 수작은 '불한당'이다. '불한당'은 범죄조직의 일인자를 노리는 남자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의 의리와 배신을 그린 작품으로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 이경영 등이 가세했고 '나의 PS 파트너' '청춘 그루브'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5월 18일 개봉한 '불한당'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주목을 받았다. 흔한 언더커버 스토리를 스타일리쉬한 미쟝센으로 보안한 '불한당'은 만화적 구성, 화려한 색감 등 충무로에서 새롭게 시도된 비주얼로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물을 만들어 호평 받았다. 하지만 개봉을 앞두고 변성현 감독의 SNS 발언이 논란으로 떠오르며 관객으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했던 비운의 작품이다. 누적 관객수 93만6400명을 기록한 '불한당'은 사실상 흥행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지만 작품성만큼 높게 평가되면서 올해 강력한 최우수작품상 후보로 떠올랐다. '불한당'은 최우수작품상을 포함, 감독상(변성현 감독), 남우주연상(설경구), 남우조연상(김희원), 여우조연상(전혜진), 촬영조명상, 음악상, 미술상, 편집상 등 9개 부문 최다 부문 후보로 등극했다.
최우수작품상 세 번째 후보인 '박열' 또한 만만치 않은 수작이다.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박열'은 이제훈, 최희서, 김인우, 권율, 민진웅 등이 가세했고 '동주' '사도' '소원'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6월 28일 개봉한 '박열'은 비수기 극장가 '탄탄한 연출력'의 힘을 입증한 의미 있는 수작이다. 역사적 배경, 시대적 인물을 그리는 탁월한 연출력으로 정평이 난 '사극 킹' 이준익 감독과 이제훈, 최희서란 '신흥 연기파'의 콜라보레이션은 블록버스터가 난무했던 6월 극장가, 누적 관객수 235만9128명이란 뜻 깊은 흥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박열'은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이준익 감독), 신인남우상(김준한), 신인여우상(최희서), 각본상, 기술상(의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올해 첫 번째 1000만 돌파 작품으로 여름 극장가 신드롬을 일으킨 '택시운전사' 역시 올해 빠질 수 없는 최고의 수작으로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 경쟁에 참여했다.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등이 가세했고 '고지전' '의형제'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텐트폴 영화 최고의 격전지로 불리는 올해 8월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 '국민배우' 송강호의 진정성 있는 명연기로 누적 관객수 1162만5211명이란 '대기록'을 세운 흥행작이다. 올해 최고의 사랑을 받은 '택시운전사'는 최우수작품상은 물론, 감독상(장훈 감독), 남우주연상(송강호), 남우조연상(유해진), 신인남우상(류준열), 각본상, 음악상, 미술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남한산성'이 최우수작품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정통 사극 '남한산성'. 이병헌, 김윤석을 주축으로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이 출연했고 '수상한 그녀' '도가니' '마이 파더'의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추석 연휴였던 지난 10월 3일 개봉해 11월 4일까지 누적 관객수 384만118명을 동원했다.
추석 황금연휴에 출사표를 던진 '남한산성'은 150억 제작비가 투입된 충무로 블록버스터로 많은 기대를 모은 작품. 하지만 예상치 못한 동시기 개봉작 '범죄도시'(강윤성 감독)의 역주행에 밀려 힘을 잃은 또 다른 비운의 작품이다. 비록 손익분기점인 500만명을 채 채우지 못한 누적 관객수 384만명으로 그쳐야만 했지만 각본의 힘과 명배우의 연기 내공이 고스란히 묻어난 수작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남한산성'은 최우수작품상을 포함, 감독상(황동혁 감독), 남우주연상(김윤석·이병헌), 촬영조명상, 각본상, 음악상, 미술상 등 7개 부문(8개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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