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없었다.
끝까지 이를 악물었지만, 결과는 '눈물'이었다. 4일 광주가 달구벌에서 펑펑 울었다.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에서 0대2로 패배, 남은 1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강등 확정됐다.
2014년 승격 이후 3년만에 챌린지(2부 리그)로 떨어졌다. 승격 팀 최초 잔류, 지난 시즌 8위의 환희는 옛일이다. 다시 원점이다. 광주는 '제로 베이스'로 되돌아간다.
강등 후폭풍이 세찰 전망이다. 제일 큰 걱정은 예산이다. 시도민구단의 운명이다. 승격 전이던 2013년 광주는 광주시로부터 25억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았다. 승격 후인 2015년부턴 약 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 시즌엔 90억원에 달했다.
지원금 감축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광주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광주를 바라보는 광주시의 입장을 볼 때 지원금 축소는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건 감소 폭인데 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원금 축소로 선수단 운영비가 줄면 주축 선수들도 지킬 수 없게 된다. 강등팀의 비애다. 떨어지면 다시 올라오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맥긴, 완델손 등 외국인선수들과 함께 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원의 살림꾼 본즈와도 작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선수들의 이탈도 점쳐지고 있다. 최하위로 강등되지만, 타 팀이 탐 낼 만한 자원들을 갖췄다. K리그에서 보기 드문 유형의 공격수 송승민은 이미 지난 시즌부터 몇몇 구단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1m86의 큰 키에도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였다. 골키퍼 윤보상, 플레이메이커 김민혁도 광주의 주축으로 거듭나 타 구단의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여봉훈 나상호 홍준호 등 어린 선수들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학범 감독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지난 8월 김 감독 선임 당시 기영옥 광주 단장은 "강등 되더라도 김 감독 체제로 도전할 것"이라고 했지만, 상황은 장담할 수 없다.
광주 구단 관계자는 "지역 사회에서도 광주의 열정과 끈기를 높게 봐줬다. 잘잘못을 따지는 책임론은 없다"며 "팀 구성은 일단 리그를 모두 마친 뒤 논의할 부분"이라고 했다.
광주는 18일 포항과 올 시즌 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장소는 안방인 광주월드컵경기장. 강등 확정된 광주지만, 홈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